"감사 통해 전·현직 고위간부 범죄 혐의 발견"
'3천만원 골드바 선물'…복지부, 농아인협회 간부 수사의뢰 예정"감사 통해 전·현직 고위간부 범죄 혐의 발견"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예산으로 간부에게 고액의 골드바 선물을 제공하고 수어통역사 활동을 제한하는 등 비리 의혹이 있는 한국농아인협회 전·현직 고위 간부들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실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9월 30일∼10월 2일, 10월 21∼22일 농아인협회를 대상으로 실지감사를 하고 고위 간부 4명의 범죄 혐의를 발견해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의원실에 제출한 감사 조치사항 보고에 따르면 협회는 2021년 잡지출 예산의 75%를 사용해 조남제 전 사무총장에게 2천980만원 상당의 골드바를 선물로 제공했다.
복지부는 "개인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협회의 예산을 사용했다"며 "일반적인 의사 결정·예산집행 내의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협회가 2023년 세계농아인대회 예산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복지부가 공문을 송부한 사실이 없는데도 산하기관에 복지부와의 협의에 따른 것이라며 지시를 내린 사실도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농아인협회는 또 특정 수어통역사의 섭외·출입을 금지하거나, 농아인협회 관련 기관에선 특정 외부강사만 일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조 전 사무총장을 비롯한 4명을 11월 중에 장애인차별금지법, 근로기준법, 형법(업무상 배임·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수사의뢰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15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농아인협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여당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조 전 사무총장은 30일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수진 의원은 "복지부는 조 전 사무총장의 양주 밀수와 사례금 모금 강요,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수의 비리 의혹에 대해 여전히 확인 불가를 이유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추가 감사로 명확히 밝히고 강력한 처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감사를 아직 진행 중"이라며 "간부들 수사의뢰와 더불어 농아인협회에 대해서도 추가로 조치해 필요한 관리·감독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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