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건넨 김모 대령 "고민 끝에 전달해"
[파이낸셜뉴스]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는 29일 노 전 사령관의 알선수재 혐의 사건에 대한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8~9월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김봉규 전 정보사 중앙신문단장으로부터 현금 1500만원과 6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 인사 청탁을 들어주겠다며 현금 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담당할 '제2수사단' 편성을 위해 정보사 요원 명단을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노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지난해 8월 29일 김 전 단장을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구 전 단장 관련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쇼핑백을 받았지만, 안에 현금이 없고 와인 선물만 있었다"며 "현금을 달라고 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전 단장은 이날 증인으로 나와 노 전 사령관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김 전 단장은 지난해 8월 29일 안산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노 전 사령관을 만나 봉투에 현금 1500만원을 담아 건넸다고 주장했다. 김 전 단장은 "당시 대화고 끝나고 서로 헤어지기 직전에 (노 전 사령관이) '준비됐냐'고 말해서 '가지고 왔다'라고 한 뒤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에도 노 전 사령관이 김 전 단장에게 준장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2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해당 제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변호인이 '노 전 사령관이 진급을 도와주겠다고 한 것 맞는가'라고 묻자 "네. 2023년에"라며 "도와줄 수 있는데 비용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당시 2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해 다시 노 전 사령관이 진급 청탁 명목으로 1500만원을 요구했고, 금품을 건네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단장은 "많은 고민 끝에 지금 생각해도 올바르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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