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국방·에너지 인프라에 ‘엔비디아 AI 기술’ 투입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9 18:02

수정 2025.10.29 18:02

젠슨 황, 개발자행사 기조연설
"핵무기·원자력 핵심 연구기관에
새 AI 슈퍼컴퓨터 7대 구축 약속"
엔비디아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를 공급하고, 미국 내 6세대(6G) 통신망 구축에도 뛰어들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발자행사(GTC) 기조연설에서 "에너지부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새로운 AI 슈퍼컴퓨터 7대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GTC는 처음으로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렸다.

이들 슈퍼컴퓨터는 양자컴퓨터 기반으로 구성된다. 아르곤국립연구소와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 등 에너지부 산하 기관에 설치될 예정이다.

두 연구소가 핵무기와 원자력 관련 핵심 연구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 기술이 미국 국방·에너지 안보 인프라에 직접 투입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황 CEO는 "국가 역량을 에너지 성장 지원에 투입한 것은 완전한 게임체인저였다"며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프로젝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협의 속에서 추진됐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또 핀란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의 6G 기지국에 자사 무선통신용 AI 컴퓨터 신제품 '아크(Arc)'를 탑재해 전력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통신망은 모든 산업의 척추"라며 "미국이 6G 통신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이와 함께 노키아에 10억달러(약 1조4345억원)를 투자해 지분 2.9%를 확보할 예정이다.

황 CEO는 행사에서 GPU 72개를 집적한 대형 시스템 'NVL72'를 공개했다. 또 자율주행 기술 플랫폼 '하이페리온'을 차량공유업체 우버에 탑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버는 이 기술을 활용해 2027년부터 로보택시 10만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로봇 및 산업현장에 활용 가능한 실물형 AI 솔루션 '옴니버스'를 발표하며 이 기술이 미국 내 제조시설 신설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AI 발전에 따른 보안 위협을 의식한 듯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안보 기술 기업 팔란티어와의 협업도 공개됐다.

그는 "미국이 다시 반도체를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미국에서 만들고 전 세계를 위해 만든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제조업 부흥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황 CEO는 행사 내내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한다"는 말을 반복했고, 기조연설을 트럼프의 상징적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로 마무리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대비 4.9% 상승한 201.03달러로 마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