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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대 머물러
높은 해외 매출 비중에 반사이익
원자재 수입 부담은 늘어 우려도
K농기계, 외환시장 변동성 촉각
원가절감·현지 조달 확대 필요성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농기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외시장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상 위기 상황은 아니지만 장기화되면 부품 수입단가 상승 등 부담 요인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높은 해외 매출 비중에 반사이익
원자재 수입 부담은 늘어 우려도
K농기계, 외환시장 변동성 촉각
원가절감·현지 조달 확대 필요성
2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 대비 6.0원 내린 1431.7원에 마감했다. 지난 9월 말 1400원선을 돌파한 이후 1410원을 넘어 1430원대까지 치솟은 뒤 1개월 넘게 고환율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 장기화와 원화 가치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내 농기계 업계는 전형적인 수출 산업이다. 대동·TYM 등 주요 업체의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발생한다. 그런 만큼 고환율은 환차익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원자재·부품 수입 비용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우려도 크다.
대동의 경우 환율 10% 변동 시 손익이 329억원 가량 영향을 받는다. 이는 전년 말(261억원) 대비 26% 가량 늘어난 수치로, 환율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대동 관계자는 "원자재 공급 단가가 연 단위 계약으로 움직여 당장 환율에 따른 원가 변동은 없다"면서도 "환율이 오르면 수출 환차익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계획 기준 환율이 1200원 안팎이라 현재 1400원대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당장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YM의 경우 달러화 5% 상승 시 약 49억원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통화별로 달러화 상승이익이 크고, 엔화·유로화에서는 일부 손실(약 16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TYM 관계자는 "글로벌 영업 구조상 주요 통화에 대한 환노출이 일부 존재하지만, 매일 환율을 모니터링하며 선물환 계약과 자연헤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며 "환율 민감도는 리스크 관리 체계 내에서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실적 흐름은 안정적이다. 대동은 올해 2·4분기 매출액 4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51억원으로 30.3% 줄었다. 같은 기간 농기계 부문 매출액은 내수 1645억원, 수출 5292억원으로 수출 비중이 약 76%에 달했다. TYM은 올해 2·4분기 매출액 2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늘었다. 영업이익은 242억원으로 같은 기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해외시장 판매 확대 및 시장 확대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는 환율이 1300~1400원대에서 장기화할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엔화 약세의 경우 일본 농기계와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수출기업에 단기적으로 유리해 보여도, 부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장기적으로는 원가 부담 요인이 된다"며 "원가 절감, 현지 조달 확대, 거래 통화 다변화 등으로 고환율 장기화에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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