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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美中 정상 만나 ‘측면 지원’ [경주 APEC]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29 18:15

수정 2025.10.29 21:53

CEO 서밋·라운드 테이블 참석
‘고위급 네트워킹’ 관전 포인트
러트닉, 韓 재계와 비공개 소통
AWS 맷 가먼 "인프라 투자 중요"
BTS RM ‘K컬처 소프트파워’ 연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주(경북)=조은효 임수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최고경영자(CEO) 서밋을 계기로, 미중 등 주요국 정상 및 핵심 각료들과 회동에 나섰다. APEC CEO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29일 CEO 서밋 특별연설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영접했으며, APEC 정상회의 공식 환영만찬에도 참석한다. 이재용 회장 등 주요 그룹 회장들은 APEC 기간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방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날 예정이다.

■韓 재계, 미중 네트워크 확대

국내 주요 그룹 기업인 10여명은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했다. 이날 오후 5시 전후로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이 현장에 속속 입장했다.

이번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주재 행사다. 대미투자 확대 및 한미 간 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4대 그룹을 포함, 한국 기업이 총 150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한 데 대한 답례 성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중 "한미 무역협상이 거의 타결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속보로 타전되면서, 현장의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무르익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미측과 어떤 말씀을 나눌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은 말하기보다는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해, 대미투자와 관련된 미국 측의 적극적인 메시지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우리 정부에서는 한미 무역협상 한국 측 대표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러트닉 장관과 반갑게 포옹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라운드 테이블 후에는 APEC 참석을 위해 경주에 온 한미 기업인 1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리셉션이 열렸다.

이날 재계는 APEC CEO 서밋에 방한한 미국 빅테크 CEO들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원전 등과 관련 전방위적으로 사업기회를 모색했다. 최태원 회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31일 경주를 찾는 젠슨 황 엔비디아와 전격 회동한다. 이재용 회장은 정의선 회장, 황 CEO와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인텔, 아마존웹서비스(AWS)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했다. 조 사장은 본지에 "맷 가먼 AWS CEO와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을 공급하는 문제와 더불어 AWS로부터 LG전자 (로봇) 쪽에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급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 등 총수들은 경주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APEC CEO 서밋 현장에서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와 1시간여 동안 만났다. 중국 정부가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에 적극 나선 한화그룹 계열사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각국 정상, CEO대상 연설 쇄도

이번 APEC은 규모, 참여 정상급 인사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 미중일 주변 강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해 재계의 기대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각국 정상의 APEC CEO 서밋 특별연설도 줄을 잇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르엉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이 잇따라 연설에 나선다.
한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K팝 음악계를 대표한 연설에서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에 문화산업이 포함돼야 한다"면서 창작자를 위한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