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지난 27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하면서 이전에 아이 명의로 적금이나 예금 대신 주식 계좌를 만들고 주식 매매를 해 온 이른바 '마마 개미'와 '파파 개미'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 원을 넘어서면서 '10만 전자'를 달성하는 등 수년 전부터 믿고 투자한 종목에 빨간불이 켜지자, 앞으로 아이 명의로 해 온 주식 투자를 늘려야겠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아이 명의로 주식 계좌를 개설하지 않았던 부모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3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맘카페 등을 비롯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아이가 받은 용돈으로 조금씩 사봤던 주식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길게 보더라도 아이를 위해 주식 투자는 무조건 추천"이라는 등의 글이 눈길을 끌었다.
앞서 몇 년 전부터 금값이 오르면서 돌 선물로 금반지 대신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주식 선물이 유행했는데, 코스피 지수가 4000선을 넘었다는 소식에 선물 받았던 주식의 상태를 확인해 봤다는 반응도 있었다.
5세 자녀를 둔 A 씨는 "아이 돌 때 주식을 선물 받은 적이 있어 그 뒤로 용돈으로 조금씩 사둔 주식들의 가격이 모두 올랐다"며 "앞으로도 용돈이 생기면 저축보다는 주식을 사주는 것이 아이에게 도움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학부모 B 씨는 "소액이지만 아이 돌쯤부터 매달 삼성전자 주식 1주씩 사 왔는데, 원금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파란불만 유지해 마음이 쓰였는데 최근 계속 빨간불이어서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살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상장사들의 20세 미만 미성년자 주주의 수는 각사당 평균 8500여 명에 달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200개 상장사 중 연령별 주주 현황이 있는 93곳의 20세 미만 주주는 총 78만 736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 주주가 가장 많은 상장사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20세 미만 주주는 총 39만 4886명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도 미성년 투자자를 위한 전용 상품과 이벤트를 잇달아 진행했다. 이에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도 어떤 증권사에 아이 주식을 만들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아직 돌이 안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C 씨는 "주변에서 모두 아이 명의 주식 계좌를 만들고 있다고 하고, 주식시장이 좋다고 해서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어디에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지 궁금하다"며 "해외 주식을 사야 하는지, 국내 주식을 사야 하는지 혹은 상장지수펀드(ETF)에 모두 투자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모 증권사의 주식 계좌 개설 이벤트 등을 설명하는 댓글 등이 달렸다.
반면 금값도 몇 년 전에 비해 크게 올라 아이를 위해 주식보다는 금에 투자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부모도 있었다.
6세 아들을 둔 D 씨는 "주식 시장도 호황이지만, 금 시세도 최근 하락했더라도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아 아이를 위해 어떤 투자를 해두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라며 "예전에는 아이를 위해 저축만 의존했다면 갈수록 다양한 투자 방식을 고민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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