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가관세 중단, 중국 희토류 수출 1년 유예 합의할 듯
펜타닐 관세 인하·대두 수입 확대 등 교환 조건 부상
양국 평균 관세율 40% 수준으로 하락 예상
기술통제·틱톡 문제는 미완의 과제로
불확실성 완화에도 구조적 경쟁 지속 전망
펜타닐 관세 인하·대두 수입 확대 등 교환 조건 부상
양국 평균 관세율 40% 수준으로 하락 예상
기술통제·틱톡 문제는 미완의 과제로
불확실성 완화에도 구조적 경쟁 지속 전망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오전 11시께 부산에서 다시 만난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이자 '관세전쟁'의 장본인 두 정상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열고 무역과 기술, 안보를 아우르는 중대 담판에 돌입한다. 재집권 이후 관세의 칼날을 다시 꺼낸 트럼프 대통령과 이에 맞서 희토류 카드를 쥔 시진핑 주석의 정면충돌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관세·희토류 '맞교환' 합의 임박
이번 회담의 핵심은 무역전쟁 완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이후 관세와 기술통제를 앞세워 중국을 거세게 압박했고, 시진핑 주석은 이에 보복 관세로 맞섰다.
양국은 지난 5월 고위급 협상에서 보복 관세를 모두 덜어내는 휴전에 합의했다. 신사협정에 따라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50%(펜타닐 관세 20% 포함), 중국의 대미국 관세는 10%로 유지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관세율 인하와 수출통제 완화 등 실무 합의안을 정상 간 결단으로 확정짓는 절차만 남았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양국이 무역합의 프레임워크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은 11월 1일 예고했던 100% 추가 관세를 중단하는 것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태양광 패널·무기 등 전자제품에 필수적인 광물로, 전 세계 가공량의 90%를 중국이 차지한다. 이번 유예 조치로 공급망 긴장은 일단 완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수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부과 중인 관세를 낮출 뜻도 밝혔다. 중국이 펜타닐 규제를 강화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확대하는 조건으로 관세율을 20%에서 10%로 인하할 방안이 거론된다. 펜타닐 관세가 내려가면 미국의 대중국 평균 관세율은 50%에서 40%로 낮아진다. 이는 중국이 우회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온 동남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술통제·틱톡 분쟁도 테이블 위로
중국은 미국산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제품에 대한 수출규제 등 트럼프 행정부의 기술통제 정책을 동결하기를 원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과거처럼 기술이전을 쉽게 허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여전히 미완의 갈등으로 남은 이유다.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을 둘러싼 논의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틱톡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보고 미국 내 사업부 인수와 알고리즘 통제를 추진해왔다. 양국은 상대 조선업계에 부과하던 고액 입항수수료의 동반 철회 문제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의 '불만족스러운 봉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대니얼 배허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보좌관은 "무역 휴전은 다음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중국 의존을 줄인 새 희토류 공급망을, 중국은 미국을 벗어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양국이 당면한 고율관세와 수출통제 전쟁을 일단 멈추는 것만으로도 세계 경제에는 뚜렷한 완화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에는 무역전쟁·기술경쟁 외에도 북한 핵 개발, 대만 해협 긴장,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지정학 난제가 산적해 있다. 다만 이번 회담은 무역협상이 핵심 의제로, 안보 현안은 부차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중국은 초강대국과의 담판에서 물러서지 않는 이미지를 부각해 대내외적으로 '강대국 중국'을 각인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며,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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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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