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문화재단의 우란1경서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반짝임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우란문화재단의 우란1경에서 열린 전시 ‘끝없이 반짝이는 거울의 방’은 장례의 상징이었던 꼭두와 동자석을 불러내, 죽음이 품은 또 다른 생의 빛을 이야기한다.
오랜 세월 무덤을 지키던 유물들을 전시장으로 옮겨와 현대 작가 8인의 작품과 마주 앉혔다.
조선시대 꼭두와 동자석은 이제 더 이상 저승의 문지기가 아니라, 오늘의 인간에게 삶과 죽음, 그리고 기억의 본질을 되묻는 존재로 등장한다.
나무와 돌로 깎인 인형들은 사진, 도자, 미디어, 금속,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와 맞닿으며 ‘대리하는 몸’의 의미를 다시 쓴다.
이승과 저승, 실재와 비물질,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전시에서 거울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통로이자 분신이다.
죽음을 끝이 아닌 여행으로 이해했던 선조들의 생명관은 오늘의 작가들에게 새로운 언어로 환생한다.
그들의 작업은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빛과 어둠이 맞닿은 경계의 지점을 반짝이며 흔들린다. 그 반짝임 속에서 ‘기억 속의 몸’을 발견하게 한다.
우란문화재단은 “이번 전시는 전통 장례 유물의 미학적 재조명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함께 사유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2026년 1월 24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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