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블랙웰 칩 거래, 시진핑과 논의할 것" 시사
안보 우려 확산…"中 군사력 강화 부추길 것"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엔비디아의 최첨단 AI(인공지능) 칩 '블랙웰' 문제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논의하겠다고 밝히자, 워싱턴에서는 "국가 안보 리스크"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블랙웰 칩 판매를 승인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백악관 안팎과 의회에서는 즉각적인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21세기의 결정적 경쟁은 누가 AI를 지배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에 최첨단 AI 칩을 파는 것은 단지 대두 수출을 위해 미국산 안보를 거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니컬러스 번즈 전 주중 미국대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對)중국 기술 판매 제한 방침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미국을 제치려 하며, 그 핵심 수단이 기술력"이라면서 "중국의 법은 필요할 경우 기업들로 하여금 정부에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번즈 전 대사는 이어 "중국군이 향후 10년간 기술 적응력을 높여 군사력을 강화한다면, 미국과 일본·한국·인도 같은 동맹국들은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국은 특정 기업의 이해관계보다 국가 안보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존 리조 엔비디아 대변인은 "중국은 이미 자국 군사 목적에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 제품을 그 용도로 쓸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미국의 리더십과 일자리 확대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비전을 지지한다"며 "국가 안보란 미국이 산업 리더십을 외국 경쟁자들에게 내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30일 한국에서 열린다. 양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중 관계의 안정과 일부 교역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자국산 제품에 부과된 고율 관세의 철회,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접근 제한 완화,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에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 철회,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중국산 펜타닐 원료 물질에 대한 단속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는 매우 좋다"며 "이번 회담이 미국과 전 세계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트럼프·시 주석과의 회담에 동행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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