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시진핑 6년만 대면, 왜 김해공항?…"안보상 고려 반영"

뉴스1

입력 2025.10.30 16:05

수정 2025.10.30 16:05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한국 부산에서 6년 만에 대면했다. 회담 장소로 김해국제공항이 선택된 데는 반미·반중 시위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반인의 의전실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11시쯤 김해공항 공군기지 의전실인 나래마루에서 만나 약 1시간 4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됐는데, 회의가 열리는 경주가 아닌 부산이 회담 장소로 선택됐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공군기지는 일반 인원이 쉽게 출입할 수 없는 고보안 장소여서 더 높은 수준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실제로 이 장소는 2005년에 고위급 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나래마루는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조성된 시설로, 일반 청사와 분리된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내부에 위치해 있다.

회의용 접견실 2곳, CIQ(출입국·세관·검역)실, 경호원 대기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최근 리모델링을 마쳤다.

강 교수는 또한 "반미·반중 시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회담 장소로 공군기지를 검토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지도자들이 주요 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미국 공군기지에 도착한 적은 있지만, 공군기지를 정상회담 장소로 택한 전례는 아직 없었다.


2011년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은 국빈 방문을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전임자인 장쩌민 전 국가주석은 2002년 방미 당시 휴스턴의 엘링턴 필드 합동 예비군 기지에 내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와 대(對)중국 관세 10%포인트(p) 인하,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 재개 등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