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활동량 증가로 허리 통증 호소 사례 많아
충분한 휴식 증상 악화에 도움...통증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 필요
충분한 휴식 증상 악화에 도움...통증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 필요
[파이낸셜뉴스] 가을을 맞아 친구들과 단풍 구경을 나선 박모씨(62세, 남)는 오랜만에 경사진 산책로를 걸었다.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았지만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며 계속 산책을 하다가 하산 중 갑자기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허리를 숙이거나 앉을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졌지만 그는 단순히 허리를 삐끗했다고 생각해 파스만 붙였다. 하지만 다음 날부터 엉덩이와 허벅지 쪽으로도 찌릿한 통증이 나타났다.
가을철에는 활동량 증가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허리 근육 염좌는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주로 발생하며 통증이 허리 부위에 국한되는 것이 특징이다. 눌렀을 때 국소 압통이 있고 휴식을 취하면 서서히 호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요추와 요추 사이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탈출해 신경을 자극하면서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로 이어지는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기침, 재채기, 허리를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둔해진다면 신경 압박 진행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허리를 삐끗해 갑자기 통증이 생기면 안정을 취하고 충분히 휴식을 갖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는 가장 좋은 응급처치다. 초기에는 2~3일간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방사통ㆍ저림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척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다만 통증이 지속되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보행이 어려워지는 경우, 대소변 조절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수술이 불가피할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뼈와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회복에 유리하다. 최근에는 피부 절개 없이 2개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병변 부위를 직접 확인하며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 제거하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이 각광받고 있다.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고령자나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는 물론 허리디스크ㆍ척추관협착증 등 다양한 척추 질환에 적용이 가능한 치료법이다.
허리 건강은 치료만큼 생활 습관 관리와 근력 강화 운동이 중요하다. 평소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한다면 디스크 재발과 추가 척추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학선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 신경외과 전문의)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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