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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新핵무기 압박에… 트럼프 "미국도 시험 개시" 맞불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30 18:11

수정 2025.10.30 18:10

트럼프, 미중회담 앞두고 언급
"美 국방부에 핵무기 시험 지시"
완전한 최신화·개량 성과 주장
푸틴의 핵전력 과시 의식한 듯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신형 핵무기 압박에 맞서 미국도 핵무기 시험을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시험'이 실제 핵폭발을 의미하는 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는 3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약 1시간 앞두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렸다. 그는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시험을 계속하기 때문에 나는 전쟁부(국방부)에 동등한 기준으로 우리의 핵무기 시험을 개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절차는 즉각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엄청난 파괴력 때문에 나는 그렇게 하는 게 싫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세계 핵무기 경쟁에 대해 "러시아가 2위, 중국은 뒤처진 3위지만 5년 내 따라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도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내가 첫 임기 동안 기존 무기의 완전한 최신화 및 개량을 포함해 이룬 성과"라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주장한 시험이 실제 핵폭발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다. 지구상에서 공식적으로 폭발한 마지막 핵폭탄은 북한이 2017년 6차 핵실험에 사용한 1.5메가톤(1Mt·TNT 폭약 100만t 위력) 규모의 폭탄이었다. 냉전시대 핵무기 경쟁을 벌였던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1992년, 1990년 이후 핵폭발을 일으키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종전 요구에도 핵전력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핵무기 수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은 내년 2월 만료 예정이며 푸틴은 지난 9월 발표에서 이 조약을 1년간 연장하자고 제안했다.

푸틴은 핵무기 숫자를 동결하자고 주장하는 동시에 신형 전략무기를 함께 공개했다. 푸틴은 지난 26일 발표에서 신형 핵추진 대륙간 순항 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를 언급했다. 그는 "부레베스트니크의 결정적 실험이 완료됐다"면서 "우리 핵 억지력 현대성은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29일에도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핵추진 수중 무인기(드론) '포세이돈'의 시험 운항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러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핵보유국 역시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는 30일 보도에서 프랑스가 새로운 핵미사일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국방부는 지난 28일 발표에서 'M51' 잠수함 발사 전략탄도미사일(SLMB)의 3번째이자 최신 버전인 M51.3 미사일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해당 미사일이 새로운 핵탄두를 탑재했을 뿐만 아니라 사거리, 정확도, 적 방어선 관통 능력도 높였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M51.3 미사일을 르트리옹팡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 4척에 탑재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탄도 미사일 개선 외에도 르트리옹팡 잠수함 차기 모델 건조 사업, 항공기에 탑재하는 극초음속 핵미사일 사업 등을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한편 미국 의회예산처(CBO)에 따르면 미국은 핵무기 운용과 유지보수, 현대화에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총 9460억달러(약 1330조원)를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센티널' 개발 사업을 비롯해 전략·전술핵 투발수단 현대화에 3090억달러(약 430조원)가 들어갈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 3위 핵보유국인 중국 또한 트럼프의 주장처럼 핵전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중국 공산당이 지난주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승인한 제15차 5개년 계획기간(2026∼2030년)에서 전략적 억제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핵능력 강화 방안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