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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발병 위험 '유전자 검사'로 예측하는 시대 열렸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30 18:20

수정 2025.10.30 18:20

삼성서울병원·연세대 공동연구팀
알츠하이머 '다유전자 위험점수' 개발
김희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김희진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수많은 유전 변이의 복합 작용으로 발병 예측이 어려웠던 알츠하이머병(치매)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30일 삼성서울병원은 김희진·원홍희 삼성서울병원 교수와 서진수 연세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위험 유전 변이 정보를 조합, 치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최적 다유전자 위험 점수(optPRS)'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오가노이드(미니 장기) 모델에서 검증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치매 연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 공식 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2022년에 발표했던 기존 다유전자 위험 점수(PRS)를 기반으로, 국내 1600여명의 환자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한국인 집단에 최적화된 optPRS를 새롭게 개발했다.



이 optPRS는 기존에 APOE 유전자 등 일부 인자에 의존하던 방식보다 알츠하이머병 예측 정확도를 한층 높였다. 단순한 발병 위험뿐 아니라 실제 질병 경과와도 유의한 연관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optPRS 점수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은 2.4배,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위험은 2.0배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원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optPRS는 한국인과 중국인 자료 모두에서 그 성능이 검증됐다"며 "30여 개의 유전 변이만을 이용하더라도 유전적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데 유용해 향후 활용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결과는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고, 개인별 유전 위험에 맞는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와 관련된 기술은 현재 국내에서 특허 2건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과 유럽에도 출원을 마치고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