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화 너무 빠르게" 진행
아파트도 이젠 절반이 월세
정부 대책 '전세 공급' 위축
아파트도 이젠 절반이 월세
정부 대책 '전세 공급' 위축
[파이낸셜뉴스] 올해 아파트 시장에서 최고 월세 거래는 지난 6월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에서 맺어졌다. 전용 241㎡가 보증금 1억원, 월세 4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2위는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로 5억원에 3700만원이다.
국내 아파트 시장에서 월세 4000만원이 등장한 것은 지난 2023년부터이다. 서울 고가 단지들이 주인공들이다.
주택은 66%...아파트도 절반 가량이 월세
통계를 보면 월세화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KB주택시장 리뷰' 최신 보고서를 보면 지난 8월 전국 주택 월세 비중은 66.0%로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64.4%, 지방 69.2% 등이다. 지역에 상관없이 전월세 거래 10건 중 7건 가량이 월세인 셈이다. 월세 비중은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월세화가 아파트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월세 비중이 비 아파트는 76.0%에 달하고, 아파트도 46.8%(수도권 45.3%, 비수도권 49.3%)로 역대 최고치 기록한 것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빌라에서 빠르게 번진 월세화는 이제 아파트와 지역 가릴 것 없이 나타나고 있다"며 "결국 주거 사다리 붕괴와 주거비 부담 가중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공급 더 줄이는 정책...월세가격은 역대 최고
실제 평균 월세 가격은 고공행진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통계 조사가 첫 시작된 지난 2015년 7월에는 90만9000원 수준이었다. 2017년 12월에 106만원으로 100만원을 돌파했다. 올 9월 현재는 144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월세 가격은 지난해 1월부터 상승속도가 커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월세 가격도 2015년 7월에는 63만1000원에서 올 9월에는 90만9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90만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앞으로 월세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새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어서다. 갭투자도 차단되면서 아예 씨가 마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세 소멸 찬반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단 현재 전세 소멸과 월세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월세 시장 전환은 선진형 임대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빨라 월세 비용 증가 등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전문가는 "전월세 공급 확대 등 주거비 부담을 낮출 정부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정부 대책이 신규 전세 물건 감소와 월세 가격 상승 등 세입자들의 고통을 가중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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