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수용소 방문한 김영미 PD에 밝혔다고 탈북민단체서 전해
"우크라 北포로 2명 모두 '한국으로 꼭 데려가달라' 말해"포로수용소 방문한 김영미 PD에 밝혔다고 탈북민단체서 전해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꼭 데려가달라"며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탈북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 장세율 대표가 31일 전했다.
장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에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가 북한군 포로들을 접견하고 나눈 대화 내용과 이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김PD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포로수용소에서 북한군 포로 백모 씨와 리모 씨를 만났다.
이들은 김PD를 만나자 눈물을 흘리며 "꼭 데려가 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2월말 이들을 만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에 따르면 리모 씨는 귀순 의사를 밝혔고 백모 씨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유보적이었는데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 귀순 의사를 밝힌 것이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처음 생포될 당시 턱에 총상을 입었던 리모 씨는 피부의 상처는 아물었으나 뼈는 뒤틀려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검은 패딩 점퍼 차림이었으며 위생 상태는 양호한 모습이었다.
침대에는 직접 그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상화를 붙여둔 모습도 포착됐다.
장 대표는 이들이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자아비판과 상호비판을 하는 '생활총화'를 하고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 서약을 하며, '수류탄이 있으면 자폭하겠다'고 발언한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북한에 보내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의 메시지"라며 "(귀순 의사를 밝힌 만큼) 북한에 남은 가족들이 다칠까 봐 걱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PD는 겨레얼통일연대 회원인 탈북민들이 쓴 자필 편지를 성금 및 음식 등과 함께 이들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자 눈병약을 비롯한 의약품과 뜨개옷, 바지 등 의류, 담배, 펜, 책 등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장 대표는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로들이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이며, 자해 시도도 있다고 한다"며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존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월 1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심문 영상을 공개하며 포로들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붙잡혔고, 각각 2005년생과 1999년생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 포로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귀순 의사가 확인되면 모두 수용한다는 원칙하에 지원할 계획이며 이런 입장을 우크라이나 정부에도 알렸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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