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본회의 넘기고 귀국한 트럼프, 도착 즉시 핼러윈 행사 열어
따로 연설 없이 선물 나눠주고 퇴장
美 언론, 트럼프의 APEC 본회의 불참 비난 "中 영향력 확대 기회"
따로 연설 없이 선물 나눠주고 퇴장
美 언론, 트럼프의 APEC 본회의 불참 비난 "中 영향력 확대 기회"
[파이낸셜뉴스] 이달 방한 일정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본회의 직전에 미국으로 돌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귀국 직후 백악관에서 핼러윈 행사를 열었다. 미국 매체들은 트럼프가 APEC 본회의에 불참하면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도왔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는 핼러윈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2기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핼러윈 행사를 여는 트럼프와 멜라니아는 이날 백악관 마당인 사우스론에서 다양한 코스튬을 입은 어린이들에게 차례로 선물을 나눠줬다. 그는 초청 가족들에게 자신의 서명이 적혀 있는, 초콜릿으로 보이는 선물을 50분가량 나눠준 뒤 연설은 하지 않고서 멜라니아와 함께 퇴장했다.
트럼프는 정장에 흰색으로 'USA'라고 적힌 빨간색 모자를 썼다. 멜라니아 여사 역시 특별한 핼러윈 복장을 하지는 않았다.
백악관 본관 남쪽 현관인 사우스 포티코는 단풍과 조각된 호박 등으로 꾸며졌고, 군악대가 다채로운 곡을 연주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티븐 밀러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 등 백악관 직원들의 가족이 참석했으며 정부 관료, 법 집행 기관 공무원, 군인 가족 및 입양·위탁 가정도 초청장을 받았다.
이달 26일부터 말레이시아와 일본, 한국 순서로 아시아를 순방했던 트럼프는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해 귀국했다. 그는 미국에 도착한 직후 이번 핼러윈 행사에 참석했다.
트럼프는 30일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었지만 정작 31일 경북 경주에서 개막한 정상회의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 AP통신은 30일 보도에서 트럼프의 이번 방한 일정이 미국의 평판을 훼손하고, APEC 본회의에 참석한 시진핑과 대비되면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열어줬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는 다음 달 22∼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마이클 그린 호주 시드니대 미국학연구소 소장은 트럼프의 성향에 대해 "그는 체계적이고 일관된 전략에 의해 자신의 행동이 제한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AP는 트럼프의 APEC 본회의 불참을 두고 미국을 '일방주의'로 비판해온 시진핑에게 관심을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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