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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만든다…GPU 5만개 투입해 차세대 산업 인프라 구축 [경주 APEC]

임수빈 기자,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0.31 15:10

수정 2025.10.31 15:10

블랙웰 GPU 투입해서 AI 팩토리 구축 예고
2027년까지 1단계 완공, 차세대 AI 인프라로
하닉의 설계·생산 공정과 SKT 클라우드 역량 통합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했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24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했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경주(경북)·서울=임수빈 권준호 기자】SK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한국 최대 규모 인공지능(AI) 팩토리(공장) 구축에 나선다. 총 5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2027년 말 1단계 완공을 목표로 진행된다. 향후 AI 팩토리는 반도체·통신·로보틱스·디지털 트윈 등 그룹 핵심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차세대 AI 인프라 허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엔비디아는 반도체 제조와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화하기 위한 'AI 팩토리 구축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새로 건설되는 AI 팩토리는 총 5만 개 이상의 엔비디아 블랙웰 GPU를 탑재할 예정이고, SK하이닉스·SK텔레콤 등 그룹 주요 계열사뿐 아니라 외부 기업과 기관에도 GPU 임대형 클라우드(GPU as a Service) 형태로 개방된다.



양사는 이미 엔비디아 GPU용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차세대 첨단 메모리 솔루션 개발, 반도체 제조 및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번 협력을 통해 SK그룹은 반도체부터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AI 에이전트 개발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차세대 AI 인프라 허브 구축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산업의 규모와 속도 등 한계를 넘어서는 근본적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AI 팩토리를 기반으로, 차세대 메모리·로보틱스·디지털 트윈·지능형 AI 에이전트의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 시대에 새로운 형태의 제조공장이 등장하고 있다"며 "SK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GPU 컴퓨팅 플랫폼을 함께 만드는 중요한 메모리 기술 파트너로서, 엔비디아와 함께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를 세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AI 팩토리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설계·생산 공정과 SK텔레콤의 산업용 클라우드 역량이 결합된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반도체 설계와 생산 과정에 직접 적용한다. '쿠다-X'와 '피직스네모' 같은 AI 물리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칩 설계 속도와 정확도를 높이고, 개발 기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과 RTX PRO 서버를 이용해 공장 전체를 디지털로 재현한 '가상 반도체 공장(디지털 트윈)'을 구축,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로봇이 스스로 공정을 조정하는 자율형 팹(공장)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AI 팩토리 내부에는 SK텔레콤이 개발 중인 A.X(AI 전환) 파운데이션 모델이 탑재된다. 해당 모델은 엔비디아의 NIM™ 마이크로서비스와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SK 임직원이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로 운영된다.

이번 협력은 한국 정부의 '소버린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와도 연결된다.
이는 한국어 기반 초거대언어모델(LLM)을 자립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정부 주도형 AI 전략으로, SK그룹은 핵심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한다. SK그룹이 구축 중인 AI 팩토리 인프라는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내 모델 개발자 및 연구기관에 개방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정부·산업계·학계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국가 공동 AI 컴퓨팅 허브가 마련될 것으로 예측된다.
SK텔레콤은 이 프로그램의 모델 개발자 역할을 맡아, 기업·산업·연구기관이 AI 에이전트와 각종 응용모델을 개발·테스트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