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승환 임세원 기자 = 국회가 728조 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일정에 돌입한다.
여당은 이재명 정부가 편성한 첫 예산안인 만큼, 원안을 사수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새 정부의 전면적인 확장 재정 기조에 대한 송곳 검증을 전략으로 세웠다.
5일 공청회로 레이스 시작…李대통령 시정연설 '관심'
2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5일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한다.
이달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를 대상으로 한 부별 심사가 각각 예고됐다.
17일부터는 예산안의 증·감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며, 소위 의결이 끝나면 전체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게 된다.
새해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 2일이지만, 여야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기한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2025년 예산안은 12·3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10일 당시 거대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직접 나설지도 관심사다.
통상 본예산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시정연설은 국무총리가 나선 경우가 많았다.
다만 지난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회와 극한의 대립을 보이며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가 시정연설을 대독했다.
여 "민생 예산에 중점"…야 "재정 건전성 저해 점검"
올해 심사 또한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인 데다 총지출 증가율도 4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해 여야 간 치열한 '샅바 싸움'이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8월 29일 전년(673조 원) 대비 8.1% 증가한 728조 원 규모의 2026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특히 총지출 증가율(8.1%)은 2022년도 예산안(8.9%)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민주당은 세부 예산안을 꼼꼼히 심사하면서도, 새 정부가 '직접 만든' 예산안인 만큼 원안 지키기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의원은 "여당이라고 해서 감액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불필요한 예산은 줄이고, 민생 예산 같은 꼭 필요한 예산은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정권 교체 이후 편성한 예산안인 만큼 원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민생 예산 중심으로 심사에 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예결특위 위원들은 4일 국회에서 워크숍을 열고 추가적인 심사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반면 새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저해한다고 보는 야권은 과도하게 늘어난 예산이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본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재정 건전성이다. 이를 해치는 각종 사업들을 점검하는 게 기본 베이스"라며 "삭감할 건 삭감하고, 문제 사업에 대해선 끝까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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