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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폭풍'이 지나간 이후…코스피, 잠시 숨 고르기 하나

연합뉴스

입력 2025.11.02 07:00

수정 2025.11.02 07:00

한미 정상회담·젠슨 황 방한 등 '슈퍼 위크'에 지수 첫 4,000선 돌파 빅테크 및 국내 실적 시즌 주시하며 방향성 탐색할 듯
[마켓인사이트] '폭풍'이 지나간 이후…코스피, 잠시 숨 고르기 하나
한미 정상회담·젠슨 황 방한 등 '슈퍼 위크'에 지수 첫 4,000선 돌파
빅테크 및 국내 실적 시즌 주시하며 방향성 탐색할 듯

코스피, 사흘째 올라 사상 첫 4,100대 마감 (출처=연합뉴스)
코스피, 사흘째 올라 사상 첫 4,100대 마감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지난주는 코스피 사상 첫 4,000선 돌파와 한·미 정상 회담 등이 있었던, 말 그대로 '슈퍼 위크'였다.

이번 주 코스피는 이 같은 '폭풍'이 지나간 후 방향성을 탐색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65.91포인트(4.21%) 오른 4,107.50으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지난달 27일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이후 이튿날 잠시 주춤했으나 29일부터 상승세를 되찾아 31일에는 종가 기준 4,100선마저 뚫었다.

이러한 상승세의 동력은 무엇보다도 한·미 양국 간 관세 협상 타결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정상 회담을 통해 3천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포함한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한국은 3천500억 달러 중 2천억 달러를 미국에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했다. 상호 관세 세율은 15%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고율의 관세 부담에 기를 펴지 못하던 자동차 주가가 달리기 시작하면서 지수를 끌어 올렸다.

이 가운데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주가는 타결 당일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 전날 한국거래소 종가 대비 각각 13.97%, 10.48% 급등하며 호재를 바로 반영하기도 했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효과도 코스피를 밀어 올렸다.

황 CEO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반도체를 비롯해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세 사람의 '치맥 회동'이 화제가 되면서 코스피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엔비디아는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 등 국내 4개 기업에 총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의 '휴전'에 연장하기로 한 점이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의 3분기 호실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등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지수 상승은 국내 증시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 부분 털어낸 개인 투자자의 힘이 뒷받침했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천52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도 1천60억원 순매수했으나 기관 투자자는 1조98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우[005935], 카카오[035720], 하이브[352820] 순으로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 한화오션[042660], 현대차, 현대건설[000720]은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오락·문화(10.23%), 전기·전자(7.59%), IT 서비스(7.08%) 등이 올랐고, 금속(-4.70%), 보험(-3.75%), 비금속(-3.50%) 등은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17.34포인트(1.96%) 오른 900.42로 거래를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 영접하는 이재명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영접하는 이재명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이번 주 코스피는 빅테크 실적에 주시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팔란티어와 AMD, 퀄컴, ARM 등 기술주가 호실적을 이어가며 AI 시장의 '버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7%가 시장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웃돌아 78% 수준인 평년 대비 높은 '깜짝 실적'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도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10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추가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화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 이를 선반영했던 금융 시장은 다시 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됐다"고 짚었다.

나정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이번 상승장의 주요 동력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AI 투자 사이클"이라며 "두 상승 동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둔화할 경우 일부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투자의 경우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 부문 실적이 양호하고 자본 지출도 지속되고 있어 동력이 강한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해서는 파월 의장이 12월 FOMC에서 기준 금리 인하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노이즈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3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장의 기대와 실적 사이에서 '키 맞추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현대로템[064350] 등 방산주와 크래프톤[259960]과 NAVER[035420], 카카오 등 소프트웨어 종목,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한국금융지주[071050] 등 증권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선행 P/E(주가수익비율)는 12배에 도달했다"며 "글로벌 대비 절대 수준은 높지 않지만, 1년 평균의 +2 표준편차를 상회해 단기 급등 부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불구하고 신용 잔고 비율은 안정적"이라며 "과열 해소 국면에서 숨 고르기 및 기간 조정, 쏠림 완화에 따른 순환매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별세션 기조연설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출처=연합뉴스)
특별세션 기조연설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출처=연합뉴스)

이번 주(3∼7일) 국내외 주요 경제 지표 발표와 일정은 다음과 같다.

▲ 4일 한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10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 5일 미국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구인공고 건수,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리서치(ADP) 민간 취업자수 증감
▲ 6일 미국 10월 ISM 서비스업 지수, 미국 3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
▲ 7일 미국 10월 비농업 취업자수 증감, 미국 10월 실업률, 중국 10월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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