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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카이치 총리 ‘친대만 행보’에 발끈 "언행 신중해야"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2 08:55

수정 2025.11.02 09:52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홈페이지 글 게재
일본에 엄정 교섭 및 강력 항의 전달
다카이치, 이틀 연달아 대만 대표와 사진 게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린신이 대만 총통부 선임고문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렸다. 출처=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X 계정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린신이 대만 총통부 선임고문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렸다. 출처=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X 계정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대만 대표를 만나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2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지도자가 APEC 회의 기간 고집스럽게 중국 대만 당국 인사와 만나고 소셜미디어에 크게 선전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문건 정신,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타이완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발신해 성질과 영향이 아주 나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일본을 향해 엄정한 교섭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의미하는 표현)과 강한 항의를 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일본은 장기간 대만을 식민 통치해 대만 문제에서 씻을 수 없는 엄중한 역사적 죄책을 지고 있고, 응당 더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중일 4대 정치문건의 정신과 지금까지의 약속을 지키고, 잘못을 반성하며 실질적 조치를 취해 부정적 영향을 없애기를 강하게 촉구한다"며 "중국 내정 간섭을 중단하고, 새 시대 요구에 맞는 건설적이며 안정된 중일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태도를 실천에 옮기기를 강하게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친대만,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경주에서 대만 대표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린신이 대만 총통부 선임고문과 회담을 가진 뒤 자신의 X 계정에 린 선임고문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X 계정에 "일본과 대만의 실무 협력이 깊어지길 기대한다"는 메시지도 적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전날인 지난달 31일에도 자신의 X 계정에 린 선임고문과 인사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이를 두고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은 자신의 X 계정에 "훈훈한 교류 장면을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 대만과 일본 간의 깊은 우정을 느꼈다"고 적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린 선임고문과 회담 전 모두 발언에서도 "대만은 긴밀한 경제 관계와 인적 교류를 가진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소중한 친구"라며 "앞으로도 폭넓은 분야에서 일·대만 간 협력과 교류를 더욱 심화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에 린 선임고문은 양국 관계가 한층 더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처럼 친대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중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이례적으로 취임 축전을 보내지 않았으며 지난달 31일 중일 정상회담에서도 줄곧 웃음기 없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대만문제를 먼저 거론하며 "지역의 안정과 안전을 위해서는 양안 관계가 원만한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한 다카이치 총리가 양국간 '전략적 호혜관계' 구축 필요성을 언급하자 '중·일 4대 정치문건'에서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중·일 4대 정치문건'에서 확립한 원칙과 방향성에 따라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지키고 중·일의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하고, 신시대의 요구에 맞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관계 구축에 주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압박할 때 ‘중·일 4대 정치문건’을 언급해 왔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취임 당시 보낸 축하 전문에서도 ‘중·일 4대 정치문건’을 언급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