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부야 스카이'서 영감...남산 하늘숲길 개장
"'남산 곤돌라' 아쉬움...산책로 등 맞물려 시너지 낼 것"
"'남산 곤돌라' 아쉬움...산책로 등 맞물려 시너지 낼 것"
[파이낸셜뉴스] 시민의 발길이 닿지 않던 남산에 노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무장애길'이 열렸다. 8도 이하의 경사도로 계단 없이 남산을 오를 수 있는 '남산 하늘숲길'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쿄 '시부야 스카이'에서 영감을 받아 설치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서울시 출입기자단과 함께 무장애길을 오르며 명동에서 남산 정상까지 연결하는 곤돌라를 추가해 '남산 콘텐츠'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늘숲길은 남산도서관 앞 소월정원에서, 건강정원까지 이어지는 1.43㎞ 길이의 데크 길이다. 산림청이 국유림을 무상 제공하고 시가 사업비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산길에 지그재그로 산책로를 설치했지만 그 과정에서 산림 훼손은 최소화했다. 오 시장은 "공사를 진행하며 나무 한 그루 베어낸 것이 없다고 했다”며 “원래 비어 있는 공간에 녹아들도록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행한 신재원 중부여가센터 소장은 "경치나 전망이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산책로를 설계했다"며 "길을 찾는다고 넘어지고 그랬다"고 소회를 밝혔다.
하늘숲길 중간중간에 마련된 조망포인트에는 사진을 따라 찍을 수 있는 예시도 걸려있다. 8개의 조망포인트와 8개의 매력 포인트마다 각기 다른 서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위치를 선정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일본 출장을 갔을 때 시부야 스카이 전망대에 오른적이 있다"며 "서울에도 이런 장소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남산에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남산 곤돌라' 사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이런 (하늘숲길 같은) 것들이 원래는 곤돌라와 맞춰서 기획한 것"이라며 "정상에 올라 볼거리도 있고 오르내리는 길도 많아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하늘숲길이) 먼저 돼버렸다"고 밝혔다.
무장애 데크길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급격하게 경사도가 높아지는 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남산타워까지 이어지는 길은 15도, 20도 수준의 경사구간도 포함된 오르막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장애길 특성상 통상적으로 길을 내는 것보다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이 투입된다"며 "현재로서는 유모차나 휠체어로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곤돌라만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일을 다 한 번 해봤으니 노하우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가 지난해 9월 착공한 남산 곤돌라 사업은 남산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이 제기한 소송과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공사가 공정률 15% 상태에서 중단됐다.
시는 오는 12월 19일 본안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승소할 경우 즉시 공사를 재개해 2027년 상반기 중 시간당 1600명을 태울 수 있는 곤돌라를 시민에 개방할 계획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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