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설비투자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의 호조에 힘입어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지표 역시 개선 흐름을 보였으나, 건설 경기는 역대 최악의 침체를 이어갔다.
2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산업 설비투자지수(원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상승했다. 2021년(11.3%) 이후 4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투자를 견인한 것은 자동차와 반도체였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등으로 초호황기에 진입한 반도체 제조용 기계 투자도 15.7% 증가하며 2021년(57.2%) 이후 4년 만의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투자 회복 흐름도 뚜렷하다. 지난 9월 설비투자(계절조정)는 전월 대비 12.7% 증가해 올해 2월(21.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도 올해 3분기 설비투자는 5.8%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1.8%)와 올해 1분기(-1.7%)의 감소세를 벗어나 2분기(0.0%) 보합에 이어 반등에 성공했다.
소비 지표도 회복세를 보였다. 2년 연속 감소했던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올해 1~9월 평균 0.4% 증가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3분기 소매판매(계절조정)는 1.5% 증가해 2021년 3분기(2.0%) 이후 16분기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1~9월 1.6% 늘어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업종별 희비가 엇갈려, 도소매업은 2.0% 증가한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1.4% 감소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들어서는 도소매업(계절조정) 생산이 전 분기 대비 4.5% 증가해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 증가율을 보였고, 숙박음식점업도 1.2% 늘어 2022년 3분기 2.5% 이후 12분기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반면 건설 경기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월 건설기성(불변)은 작년 동기 대비 17.0% 급감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전산업생산(원지수)은 1~9월 0.8% 증가에 그쳐 2020년(-1.1%) 이후 5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다만 3분기 전산업생산(계절조정)은 1.1% 증가해 8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 부문을 제외한 주요 경제지표가 최근 회복 흐름을 보이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1%대로 상향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시 전기 대비 1.2% 늘어나며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1.0%)를 웃돌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올해 연간성장률이 1% 이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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