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회사 러닝 동호회에서 인연을 만나 결혼했다는 34세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연자 A씨는 "남편과 놀라울 정도로 잘 맞았다. 음식 취향도 같고, 눈물도 많았다. 추위도 잘 타는 편이었다"면서 "주변에서 웃는 얼굴이 닮았다고 해서 마냥 신기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애를 시작했고, 가까운 가족과 지인만 초대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A씨가 가끔 연락하던 사촌 오빠에게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남편의 성씨와 고향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혹시 하는 마음에 족보를 확인했고, 그 결과 A씨와 남편이 정확히 6촌 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A씨는 "며칠 동안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남편에게 이를 알렸고, 남편 역시 처음엔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은 곧 태도를 바꾸며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법적으로만 친척일 뿐이지, 우리가 가족처럼 자란 것도 아니잖아. 나는 이 결혼 절대 포기 못 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남편이 '법보다 우리의 사랑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며 "부모님께서는 크게 놀라시면서 혼인을 되돌리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또 A씨는 "남편과 이미 3년이나 부부로 함께 살았는데 이제 와서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정 변호사는 "다만 최근 헌법재판소에서 8촌 이내 혈족과의 결혼을 금지하기는 하지만, 그 결혼이 무효라고 보는 민법 제815조 제2호는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위헌 조항을 2024년 12월31일까지 개정하라고 하였으나 아직 개정되지 않아 8촌 이내 결혼을 무효로 보는 민법 조항의 효력이 상실된 상태"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혼인무효를 확인받고 싶다면 가정법원에 혼인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며 "가사소송법 제23조는 혼인무효의 소는 당사자, 법정 대리인 또는 4촌 이내의 친족까지 제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A씨 부모님도 혼인무효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5년 10월 기준 현재 8촌 간 결혼이 무효라고 보고 있는 민법 815조 제2호를 개정하지 못해 효력이 상실됐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무효소송을 제기하면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법원에 계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un9@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