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식스센스2'를 연출한 A PD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B 씨가 입장을 전했다.
3일 B 씨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유명 예능 피디 추행 피소 사건 관련 입장문'을 배포하고, 사건 발생 과정과 대응에 대해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8월 tvN 사옥 인근에서 열린 회식 2차 자리 직후 장소 이동과 귀가 등이 이루어지던 과정에서 B 씨는 '식스센스: 시티투어2'의 PD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입었다"라며 "피해 발생 5일 후, 위 프로그램의 주요 제작진이었던 B 씨는 갑자기 A 씨로부터 프로그램 하차를 통보받았다"라고 말했다.
자세한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변호사는 "지난 8월 14일 tvN 전체 회식이 있었고, 위 회식의 2차 자리가 자정을 넘겨 마무리됐다, 이후 인원 대부분이 3차로 이동하기 위해 노상에 서 있었는데 A 씨가 B 씨에게 다가와 갑자기 B 씨의 팔뚝과 목을 주물렀다, B 씨가 이런 접촉에서 벗어나고자 거꾸로 A 씨에게 어깨동무를 취하듯 하여 B 씨의 목 등을 주무르던 A 씨의 손을 떨어뜨린 뒤 자리를 이동했고 휴대폰으로 택시를 부르려고 했다, 그때 A 씨가 다시금 다가와 자신의 이마를 B 씨의 이마에 맞댔다, 이에 B 씨가 택시가 도착했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하였고 A 씨가 잠시 따라오다가 멈춰 선 뒤 회식 3차 자리로 이동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강제추행 피해가 발생한 지 5일 후인 8월 20일 오전에 B 씨는 A 씨로부터 프로그램 하차를 통보받았다, 이전까지 B 씨와 A 씨 사이에는 특별한 갈등이 없었고, B 씨는 A 씨로부터 업무 등 관련 지적이나 경고, 개선 등에 대해 이야기 들은 바가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식스센스2'의 마지막 회차 답사가 있던 8월 18일 B 씨와 A 씨 간에 처음으로 언쟁이 발생하였고, A 씨는 20일 이를 내세워 B 씨를 방출했다, B 씨는 강제추행에 대하여 8월 26일 경찰에 진정서를 표제로 하는 문건을 접수하였고, 이후 조사에도 응했다"라며 "다만 8월 15일 이후 B 씨에게 일어난 일련의 사안들이 단순히 강제추행 피해만은 아니었던바, B 씨가 이를 회사에 알리고 조치를 요구했다, B 씨가 방출 직후 회사 고위 간부들에게 프로그램 방출에 대한 부당함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였는데 이때에는 추행에 대하여는 따로 말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B 씨가 부득이 일련의 일들을 정리하여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제기했다, 현재 사측은 개별적으로 취득한 일부 CCTV를 근거로 '직장 내 성추행'을 인정한 중에 있다, A 씨는 사측이 확보한 이 사건 강제추행 중 일부 행위에 대하여만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뒤늦게 입장문을 내게 된 것에 대해 "앞서 B 씨 측이 보도 관련 취재에 응하기는 했으나, 신상이 공개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후 추가적인 질의응답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라며 "그런 과정에서 A 씨나 프로그램을 묻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 역시 답변하지 않았다, B 씨의 신원이 알려지면서 생길 추가적인 2차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또 B 씨가 사전제작 단계에 참여해 상당한 기여한 프로그램과 그 제작진들을 아끼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변호인은 B 씨가 추행당한 이후 여러 2차 피해를 겪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A 씨가 B 씨에 대해 '방출될 만한 이유가 있어 방출한 것'이라는 취지의 비방을 하고 있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그러한 행위 자체가 B 씨에 대한 전형적인 2차 피해임은 물론이고 더 큰 문제는 그것이 B 씨의 신원을 구체적으로 노출하는 일과 다름없다는 점"이라며 "A 씨가 피소된 범죄혐의에 대해 부인할 수 있고 그러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그의 권리이지만, A 씨가 B 씨를 추행한 바가 없다면 그러한 입장을 밝히고 그 이후 일어난 일들이 추행과 무관하다고 할 일이지, 추행 후 일어난 일을 두고 그 연관성이 없다며 B 씨를 폄훼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일이 아니고 A 씨의 권리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B 씨 측은 몸담은 회사나 업계에서 B 씨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변호사는 "B 씨는 이 입장문을 내기 전 보내온 메일에서 자신이 '어리고 약한 피해자'로 비춰지기 보단단, '강한 신념과 실력 있는 전문인력으로서 이런 피해에도 무너지지 않고 극복하는 사람'이고자 한다는 입장을 보내왔다"라며 "B 씨는 지금이라도 A 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더 이상 B 씨에게 2차 피해를 양산하지 않기를 바라며, 회사가 회사 안팎에서 계속하여 일어나고 있는 2차 피해를 중단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를 촉구하는바"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뉴스1은 tvN에 사실 확인을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방송사 측은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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