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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집은 여기로"...부자아빠들 콕 집어 사줬다

최아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4 06:00

수정 2025.11.04 06:00

미성년 '생애 첫 주택'으로 3명 중 1명은 '서울' 매수
자치구별로는 서초가 29%...강남·동작 등 강세
"가파른 서울 집값 상승에 재산 증여 움직임"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생애 처음으로 서울의 주택을 매수한 미성년자 수가 최근 3년 동안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값이 오르며 더 오르기 전 발 빠르게 사야 한다는 매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국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소유권 매매 이전등기 신청 중 미성년자(0~18세)의 생애 첫 주택 매수를 한 경우는 679명으로, 최근 3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815명) 대비 약 17%, 2023년 동기(809명) 대비 약 16% 감소했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전국 대부분 지역이 감소했으나 서울의 매수는 지속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209명으로 2023년 동기(146명) 대비 43%(63명) 늘었다. 전체 매수 건수 중 비중도 30%를 기록했다. 서울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61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29%)을 차지 했다. 이어 강남구 25명, 동작구 15명, 구로구 13명, 용산구 11명 순이었다. 반면 같은 수도권임에도 경기도는 145명으로 2023년 동기(219명) 대비 34%(74명) 줄었고, 인천은 2023년 31명에서 올해 26명으로 16%(5명) 감소했다.

미성년자 부동산 매수는 실거주 목적 보다는 투자 및 재산 분배 등의 목적이 많다. 지방에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매수심리가 위축됐으나, 서울의 경우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오르며 39주째 상승 중이다.

특히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성년자 매수인이 가장 많은 월은 10월(37명)이었으며, 다음으로는 2월(35명), 7월(30명) 순이었다.
통상 부동산 등기가 매수 후 약 2~3개월 뒤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12월 계엄 직후와 3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일시해제, 6월 정권 교체 및 6·27 대출 규제 등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자산가 부모는 기본적으로 주택 마련 자금 지원 여력이 있기에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매매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봤다.
우 위원은 "최근 서울 집값이 상승하며 상속세 기준에 부합하는 집들이 늘었는데, 상속을 할 경우에는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집값이 쌀 때 상속세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증여세를 내서 재산 분배를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