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CPA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 야간 택배기사의 93%가 새벽배송 금지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CPA는 쿠팡 위탁 택배기사 2만명 가운데 1만명이 소속된 국내 최대 규모의 택배유관 단체로, 택배영업점 100여곳이 회원사다. 쿠팡의 새벽배송은 대리점 소속 ‘퀵플렉서’와 직고용 배송직원인 ‘쿠팡친구’가 나눠 맡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택배노조를 제외한 사실상 대부분 쿠팡 배송기사들이 대부분 새벽배송 금지방안에 반대에 나선 것이다.
CPA는 설문조사 결과를 밝힌 성명에서 “노동자의 해고는 ‘살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심야 배송 택배기사들을 사실상 해고하려고 한다”며 “심야 배송이 아니라 사회적 대화를 폐지해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0시~5시까지 심야배송을 제한하자고 택배 사회적대화기구에 제안해 논란이 불거진바 있다.
CPA는 이날 민주노총의 ‘심야시간(0시~5시) 배송 제한’과 관련, 야간 새벽배송 기사 2405명 대상의 긴급 설문조사도 공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93%가 ‘심야시간 배송 제한’을 반대한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95%는 “심야배송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야간배송의 장점으로는 ‘주간보다 교통혼잡이 적고 엘리베이터 사용이 편하다(43%)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수입이 더 좋다’(29%), ‘주간에 개인시간 활용 가능’(22%), ‘주간 일자리가 없다’(6%) 순이었다.
CPA는 “0~5시 배송을 제한하면서, 오전 5시부터 새벽배송이 가능하다는 발상은 새벽배송 시스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야간 배송기사들은 교통 혼잡이 없고, 새벽시간대 엘리베이터 이용이 편해 야간 배송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 CPA는 “오전 5시 배송을 시작하면 출근시간에 차는 막히고 엘리베이터는 등교하는 아이, 출근 주민으로 가득 차 배송을 할 수 없는 기본적 현실을 무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택배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기사는 약 10만여명 규모로 이 가운데 민주노총 택배노조 소속 기사는 1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택배노조 쿠팡지회 소속 택배기사도 100~2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주요 택배기사 커뮤니티에서도 “야간 배송에 만족했는데, 바로 실직자가 되는 것이냐” “다수 택배기사에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들 생각을 밀어붙인다”는 항의성 글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택배기사의 목소리를 모두 대변한다는 생각은 어불성설에 가깝다며 “택배기사 뿐 아니라 소비자와 소상공인, 정치권 등 다수가 반대하고 있는만큼 조속히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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