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 활용한 친환경 공정, AI 검수 등 전환 가속
내년 3·4분기 과테말라 공장 가동…중남미 기지화
내년 3·4분기 과테말라 공장 가동…중남미 기지화
[호치민(베트남)=김현지 기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차량으로 3시간 가량 떨어진 빈푹성 쭌탄군. 한세실업의 원단 계열사 칼라앤터치(C&T) 공장에 들어서자, 대형 염색기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대규모 생산기지임에도, 근무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염색·프린팅·적재 과정 상당수가 자동화돼 있기 때문이다.
칼라앤터치는 한세실업이 지난 2013년 인수한 원단 전문 법인으로, 베트남 내 3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공장 당 170대의 편직기로 하루 최대 15만㎏의 원단을 생산한다.
공장 밖으로 나서자 '바이오매스' 글씨가 새겨진 민트색 건물이 눈에 띄었다. '바이오매스'는 버려진 왕겨 등을 연료로 쓰는 친환경 설비를 말한다. 염색 공정에는 친환경 염색기와 역삼투(R/O) 정수 시스템이, 보일러에는 바이오매스 연료가 투입돼 물·스팀 사용량과 탄소 배출을 동시에 줄인다.
이날 현장 설명을 진행한 박준영 C&T VINA 실장은 "바이오매스 연료는 석탄보다 비싸지만 탄소 배출을 92%까지 줄일 수 있다"며 "최근 유럽 바이어는 무조건 친환경을 요구하고, 미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로봇팔 등 생산 공정의 인공지능(AI) 전환 역시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품질관리(QC) 과정에 AI 카메라를 시범 운영 중이다. 12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인 이 카메라 센싱 시스템은 원단 불량을 실시간으로 인식·기록해 사람의 육안으로 잡기 어려운 오차를 줄인다.
이 같은 친환경·자동화 투자는 한세그룹의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대응 전략과 맞물려 있다.
미국의 관세 부담과 아시아 중심 공급망 불균형, 강화되는 ESG 기준이 겹치며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은 글로벌 트렌드 및 기술 진보에 힘쓰는 동시에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니어쇼어링 차원에서 내년 3·4분기 중미 과테말라 미차토야 지역에 신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과테말라의 상호관세율은 약 10% 수준으로 아시아 평균(20~25%)의 절반 이하"라며 "미국 시장 접근성과 관세 절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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