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 사장은 "여전히 주52시간 근무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4.5일제 도입, 심지어 주35시간 근무 논의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여기에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기업가 입장에서 힘이 빠지는 정책만 나온다"며 "정부가 중소기업, 특히 제조업이 무너지는 상황을 냉정히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4.5일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조치라는 게 정부 측 주장이다.
슈프리마 역시 지난 2017년부터 주4.5일제를 시행 중이다. 그동안 꾸준히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효과를 모든 중소기업에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제조업이 그렇다. 지방에서 섬유를 생산하던 한 중소기업은 수년 전 공장을 해외로 옮겼다. 주52시간 적용 이후 추가적인 인력 채용 등으로 채산성이 악화한 것이 이유였다. 이 회사 사장은 "해외로 공장을 옮기고 몇 년 뒤 흑자로 전환했다. 국내에 계속 공장을 뒀다면 회사가 벌써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주4.5일제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정책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조선과 철강, 자동차, 디스플레이, 여기에 반도체까지 그동안 우리나라가 경쟁 우위를 이어온 산업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기업에 비해 체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특히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노동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속도조절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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