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北, 전날 한미 국방 수장 JSA 시찰 때 서해로 방사포 수발 도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4 08:51

수정 2025.11.06 09:08

1일 한중 정상회담 때도 방사포 도발…한미 외교 행보에 맞춰 도발
전문가 "北, 한미 모두에 견제구...친분외교와 군사대결 분리 시사"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노동신문 캡처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전날 한미 국방 수장의 공동경비구역(JSA) 회동 직후 방사포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한국의 주요 외교 일정에 맞춰 잇단 군사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

4일 합동참모본부(합참)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인 3일 오후 4시쯤 평안남도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다연장 로켓포) 수 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240㎜ 방사포로 추정되는데, 이는 일반탄을 사용하면 40㎞, 사거리 연장탄을 쓰면 60㎞가량 떨어진 표적까지 타격이 가능해 개성에서 발사할 경우 한국의 전방부대와 수도권이 사거리 안에 들어온다.

북한의 방사포 발사 때 한국에선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방한한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8년 만에 판문점 JSA에서 회동을 준비 중이었다.



최근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 기조와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대북 대화 신호에도 북한은 반발하듯 우리의 주요 외교안보 일정에 맞춘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지난 1일 오후 3시쯤에도 평안남도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미상의 발사체 수 발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발사체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시작한 지 10여 분 만에 발사된 것으로, 30㎞가량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앞둔 지난달 22일과 28일에도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지난달 22일엔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화성-11계열인 '화성포-11다'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탄도미사일 발사이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취임 직후 첫 도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엔 서해상에서 해상대지상(함대지) 전략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인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우선 북한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높이는 것이 한반도 긴장의 원인이라는 식으로 공식을 치환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짚었다. 북한은 이번 한미 국방 수장의 JSA 동시 방문이 자신에 대한 적대시로 간주한다는 메시지로 대응 조치에 나선 것을 강조하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이어 앞으로도 연합훈련 등 한미의 공동작전에 문제 제기를 지속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최근 연합연습 때마다 매번 한미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도발에 나섰으며, 한미 국방장관 JSA 회동을 이와 유사한 것으로 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는 특히 김정은-트럼프의 친분외교와 군당국 간의 군사대결을 분리할 것임을 시사한다.
최근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방은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군당국은 군사적 수단을 접적지역에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를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