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 우루아판의 시장이 주민 수십명이 모여 있는 광장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 시장은 피살 전 인터뷰에서 범죄 조직에 희생된 역대 멕시코 지방 도시 시장들의 수난을 거론하며 “죽지 않고 싶다”고 말했지만 총탄을 피하지 못했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카를로스 만소(40) 시장이 전날 시내 광장에서 열린 ‘망자의 날’ 행사 참석 중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용의자들은 시민들이 죽은 친지와 지인 등을 추모하는 의식을 치르던 상황에서 시장을 겨냥해 일곱 발의 총격을 가했다. 만소 시장은 테러에 대비해 평소 방탄조끼를 입고 다녔는데 피격 당시 착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사건으로 시의원 1명과 경호원 1명도 다쳤다. 멕시코 당국은 용의자가 사용한 총기가 지역 범죄조직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한명은 현장에서 사살됐고, 두 명은 체포했다.
멕시코에서 현직 시장이 피살된 것은 지난달 이달고주 피사플로레스의 미겔 바헤나 솔로르사노 시장이 귀가 도중 괴한의 총에 숨진 뒤 2주 만이다.
경찰은 범죄 조직 척결을 공개적으로 외쳐온 만소 시장에게 앙심을 품은 범죄 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만소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범죄와의 전쟁’을 공언하며 “체포에 저항하는 범죄자는 사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우루아판은 멕시코의 핵심 수출 작물인 아보카도 재배의 중심지다. 아보카도 산업 이권을 둘러싸고 범죄 조직들이 농가를 상대로 갈취와 폭력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또한 마약 원료 작물 경작지가 있어 마약 밀수의 핵심 경유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게레로주 도시 칠판싱고의 알레한드로 아르코스 시장이 취임 엿새 만에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6월에는 미초아칸주 도시 테팔카테펙의 마르타 멘도사 시장이 남편과 함께 총격에 목숨을 잃었고, 같은 달 오악사카주 도시 산마테오 피냐스의 릴리아 헤마 가르시아 시장과 직원들도 총에 맞아 사망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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