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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제네론 '아일리아'
셀트 '아이덴젤트'·에피스 '오퓨비즈'로 FDA 허가
리제네론 소송으로 8조원 美 시장 출시 제동
셀트 최근 합의·에피스는 소송 유지 중
에피스도 합의할 가능성 높다는 전망 나와
[파이낸셜뉴스] 안과 질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미국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특허 소송에 휩싸인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서로 다른 전략을 택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합의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출시 시점을 확정한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4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 개발사인 미국 리제네론은 아일리아 물질 특허가 미국에서 지난해 6월 만료되는 것을 앞두고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바이오시밀러 기업에 제형 및 제조공정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 기업이 통상 사용하는 '에버그리닝' 전략의 일환이다. 시장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만료 후 제형 변경이나 용량 추가 등 약간의 개량을 통해 후속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다.
이번 특허 소송에서는 △산도즈 △암젠 △포미콘 △마일란 △바이오콘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기업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이 대상이 됐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인 '아이덴젤트'로 지난 10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퓨비즈'로 지난해 5월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를 받았다. 허가 후 빠른 출시를 위해 셀트리온은 리제네론과 최근 합의, 내년 12월 31일부터 미국에서 아이덴젤트를 출시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도 합의에 나서는 추세다. 로열티와 배상금을 주더라도 합의해 출시를 앞당기는 것이 소송을 유지하는 것보다 기업에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마일란과 바이오콘바이오로직스를 시작으로 산도스 등 기업들이 연이어 리제네론과 합의했다.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소송 유지로 승소한 기업은 암젠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리제네론이 제기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가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관련 항소심에서 올해 초 패소, 현재까지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오퓨비즈 미국 출시를 막는 예비금지명령도 유지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소송 및 합의 계획은 대외비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셀트리온처럼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연수 특허법인 BLT 변리사는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 기업이 바이오시밀러 기업과 합의를 할 때는 동시에 여러 기업과 하기보다 최초로 합의를 한 기업에 혜택을 주는 형태로 먼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셀트리온도 국내 최초기 때문에 빠른 합의에 이른 것 같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소송을 유지하는 것보다 합의를 통해 하루빨리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에 에피스도 합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일리아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95억2300만달러(약 13조3322억원)를 달성한 블록버스터 안과 질환 치료제다. 미국에서만 지난해 59억6800만 달러(약 8조355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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