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전자, 노조 가입자 최초 과반 돌파...'노조 리스크' 부상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4 15:56

수정 2025.11.04 15:55

사상 처음 수치상 과반 넘어
5일 삼성 경영진에 공문 예정
일각선 '기업 활동에 제약' 우려
엔비디아 등과 활동 넓히는 중
12월 1일 전후부터 본격 활동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 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스 1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삼성전자 노조원 총합이 사상 처음으로 과반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조만간 회사에 공문을 보내 과반 노조 달성을 알릴 예정이다.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현재 '노사협의회'가 가지고 있는 근로자대표 지위는 '노조'가 가져가게 될 전망이다. 과반 노조는 12월 1일 있을 임금 교섭 전후부터 정식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반도체 사업 및 스마트폰 등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부담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은 오는 5일 삼성 경영진에 근로자대표 확인 관련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핵심은 현재 노사협의회에 있는 근로자대표 지위를 노조가 가져갈 수 있는지 여부다. 초기업노조 관계자는 "복수노조체제도 과반 노조가 인정된다"며 "노조가 근로자대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는 3만5301명, 전국삼성전자노조는 2만5709명으로 전체 총합은 6만1000여명이다. 노조가 과반으로 잡은 6만2500명에 근접한 수치다. 최근 들어 노조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사실상 자정 전까지 과반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단일 과반 노조가 아닌 데다, 중복 신청한 노조원들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조원 총합이 과반을 넘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노사협의회가 가지고 있는 근로자대표 지위가 노조로 이동할 경우, 사측으로선 노사문제와 관련 더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치상 과반을 넘는 노조는 당장 12월 1일 있을 임금 교섭 전후부터 적극 활동하게 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해 7월 삼성전자는 창사 후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이재용 회장의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반도체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갤럭시폰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노조 리스크가 삼성의 회복 가도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가 된 초기업노조는 3일 각 노조에 향후 방향성에 대해 묻는 질의응답을 배포했다.
초기업노조 관계자는 "길게 보면 단일 노조로 가야 하는 게 맞다"며 "아직 그 과정에 있기 때문에 의견을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