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두 종목 강세에 베팅하려는 수요가 홍콩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2배 레버리지 ETF에 해외 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0월 2일~11월 4일) 삼성전자는 8만9000원에서 10만4900원으로 약 17.9% 상승했다. 이달 전날에는 11만11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11만원대를 돌파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9만5000원에서 58만6000원으로 약 48.4%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면서 해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2배 레버리지로 베팅하려는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단일 종목 ETF가 허용되지 않는 만큼, 홍콩 상장 레버리지 ETF를 통한 우회 투자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0월 16일~11월 3일 동안 홍콩 증시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데일리 2배 레버리지 ETF(XL2CSOPHYNIX)’는 566만6001달러(한화 약 81억4714만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홍콩증시 ETF 순매수 상위 5위권에 올랐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삼성전자 데일리 2배 레버리지 ETF(XL2CSOPSMSN)’도 지난 5월 상장 이후 누적 1307만7947달러(188억477만원)가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가 연달아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공격적으로 수익률을 추종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홍콩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상품은 전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로, 홍콩 시장에서만 거래된다. 홍콩 기반 CSOP자산운용은 지난 5월 삼성전자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먼저 선보였고, 지난달 16일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를 추가로 상장하며 관련 라인업을 확대했다.
증권가에서는 AI 서버 투자 확대로 HBM·DDR5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면서 메모리 업황이 본격적인 업사이클에 진입했고, 공급 여력이 한계인 가운데 가격·수익성의 우상향이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D램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며 "2026년에는 D램의 유례없는 슈퍼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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