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 KT&G 이승준 감사단장
사외이사만으로 감사위원회 구성
경영진·이사회, 긴장 속 균형 맞춰
배당 확대·기업가치 상승 '선순환'
사외이사만으로 감사위원회 구성
경영진·이사회, 긴장 속 균형 맞춰
배당 확대·기업가치 상승 '선순환'
4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선정한 '회계·감사 지배구조 우수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제도는 외부 감사인 지정제도 도입 이후 회계 투명성과 감사 독립성을 가장 우수하게 구축한 기업을 평가하는 제도다. 쉽게 말해 '감사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회사'라는 국가 인증이다.
이 단장은 "성공한 기업일수록 기초 체력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며 "투명함은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와 시장은 결국 숫자의 아름다움보다 숫자를 만드는 프로세스의 건전성을 더 높게 본다"는 설명이다.
KT&G가 이번 평가에서 가장 주목받은 지점은 감사 체계다. 비금융 상장사 평균 감사 인력이 6명 수준인 가운데, KT&G는 23명 규모의 전담 감사단을 운영한다. "규모가 크다"는 차원을 넘어 조직 설계부터 역할, 전문성까지 갖춘 모습이다. 감사단은 감사부, 재무감사부, 글로벌감사부 등으로 구성된다.
이 단장은 "사업 현장을 이해하고 숫자를 읽을 수 있는 인력, 그리고 국제 회계 규범과 규제 트렌드를 아는 인력이 함께 있어야 진정한 감사"라며 "단순 적발이 아니라 예방과 개선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감사단 구성원 다수는 제조·영업·해외사업 등 핵심 부문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장 감각 없이 숫자만 보면 문제를 놓친다'는 철학이다. 현장 기반 감사를 강조하는 이유다.
KT&G 이사회 구조도 견제 기능을 실질적으로 담아냈다. 이사회 사외이사 비율은 75%에 달하며 감사위원회 역시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특히 감사위원회는 감사단의 평가 및 책임자 임면 동의권을 갖고 있다.
감사조직이 경영진이 아니라 이사회와 함께 움직이며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구조다. 이 단장은 "사외이사 중심 거버넌스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신뢰의 기반"이라며 "경영진과 감사조직이 긴장 속에 균형을 맞출 때 기업은 더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KT&G는 최근 2~3년간 국내외에서 지배구조·회계 관련 수상을 이어가며 시장 신뢰를 쌓아왔다. 또 회사 재무 임원은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산하 해석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한국 기업의 투명성 수준을 국제무대에서 전파하고 있다.
이번 우수기업 선정으로 KT&G는 외부감사인을 최대 9년간 자율 선임할 수 있게 됐다. 금융당국이 회계·감사 역량을 신뢰하는 기업에게만 제공하는 인센티브다. 이 단장은 "감사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책임과 신뢰가 동시에 주어진다는 의미"라며 "절차적 투명성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신뢰는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KT&G는 해외 궐련 매출이 국내를 넘어설 전망이며, 3조7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도 이사회 주도로 성실히 집행 중이다.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됐다. 올해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단장은 "투명한 거버넌스는 결국 시장 평가로 돌아온다. 이사회 중심 경영이 성과와 배당,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았다"면서 "앞으로도 모범 관행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