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다이어트약을 최저가인 149달러(약 21만5000원)에 판매하기 위해 일라이릴리, 노보노디스크와 협상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149달러로 정해지면 현재 환자들이 부담하는 한국 내 비급여 가격보다 낮아진다.
한국에서 릴리의 젭바운드와 노보의 위고비는 각각 25만~50만원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젭바운드가 1086~1300달러, 위고비는 1300~1400달러로 가격이 책정돼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약 값을 낮추겠다며 도입하기로 한 온라인 약국인 이른바 ‘트럼프 약국(TrumpRx)’에서 149달러에 위고비와 젭바운드를 판매하려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협상에서는 아울러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호)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호)에도 다이어트 약을 공급하는 방안도 아울러 다루고 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트럼프가 6일 오전 백악관에서 제약사 대표들과 함께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들 GLP-1계열 다이어트 약은 애초에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비만에도 탁월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이어트약으로 개량해 판매되고 있다. 당뇨병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은 마운자로(릴리), 오젬픽(노보)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젬픽은 이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에 공급되고 있지만 트럼프 약국을 통해서도 공급할 수 있도록 협상 중이다.
릴리는 이 협상에 합의하는 대신 식품의약청(FDA)이 릴리의 다이어트약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른바 신속 승인권이다.
미 FDA에서 신약 승인 절차는 통상 6~10개월이 걸린다.
온라인으로 다이어트 약을 싼값에 살 수 있게 되면 미 비만율을 낮추고, 의료비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갤럽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 성인 비만율은 약 37.0%에 이른다. 그나마 2022년 정점을 찍었던 39.9%에 비해 소폭 하락한 수준이다.
비만율이 소폭 하락한 주요 배경으로 위고비, 젭바운드 같은 GLP-1 계열 다이어트 약이 지목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