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2.2조, 팁스 중심 투자로 ‘성장형 R&D’ 전환
‘상권르네상스 2.0’ 추진…데이터 기반 상권기획 도입
“대기업-소상공인 연결·융합 통해 새 성장 생태계 구축”
[파이낸셜뉴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아 "중소기업이 회복을 넘어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중기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5일 서울 강남 팁스타운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주요 성과를 돌아보고, 중소기업·벤처·소상공인 정책의 향후 방향을 제시하며 이 같이 말했다.
■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100일간 31회 현장 행보
한 장관은 취임 이후 2일에 한 번꼴로 현장을 찾으며, 총 31회의 ‘정책현장투어’를 진행했다. 단순한 의견 청취에 그치지 않고 이를 곧장 정책에 반영해,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미국 상호관세 대응 △기술탈취 근절 △중소벤처 R&D 혁신 △소상공인 회복·재기지원 △AI기반 스마트제조혁신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선 등 6개 대책을 연이어 내놨다.
내수 부진 대응에도 속도를 냈다.
또 지난 4일 발표한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선방안'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부처의 지원사업을 신청할 수 있는 '중소기업 통합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청 서류를 50% 이상 줄였다. 여기에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기술평가모델(K-TOP)을 도입해 기업 심사 속도와 객관성을 높일 계획이다.
■ “회복에서 성장으로”…4대 핵심 정책 방향 제시
취임 100일이 회복에 집중한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성장을 위한 체계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Again 벤처붐 △중소기업 스케일업 △활기찬 소상공인 △연결과 융합의 생태계 조성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향후 정책 로드맵을 제시했다.
먼저 'Again 벤처붐'을 통해 벤처투자 시장 40조원 조성을 목표로 민간·공공 자금을 결합한 투자 생태계를 확립한다. 연기금과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 금융권 벤처투자 인센티브 확대 등 민간 자본 유입을 촉진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아울러 청년창업가 1000개사, 팁스(TIPS) 선정기업 1200개사 등 매년 6000개 이상의 유망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K-Startup 포털'을 창업·경영지원의 통합창구로 고도화한다.
AI·딥테크 분야에는 13조5000억원 규모의 ‘Next Unicorn Project’를 내년부터 본격화하고, 공공데이터 활용 AI 개발 경진대회 ‘OpenData X AI 챌린지’를 이달 개최할 예정이다.
■ “돈이 되는 R&D로 전환”…중소기업 스케일업 가속
중소기업 성장 사다리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편도 예고됐다. 중기부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2000억원의 연구개발(R&D) 예산을 '돈이 되는 R&D'에 집중 투자한다. 이 중 절반가량인 1조1000억원은 팁스 방식으로 벤처캐피탈(VC)이 선 투자한 스타트업에 정부가 단계별 매칭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또한 기술이전형 R&D 활성화를 위해 한국형 중소기업 기술이전 프로그램(STTR)을 도입하고, 기술사업화 중심 R&D에 2000억원을 배정한다.
제조 혁신 측면에서는 AI 중심 스마트공장 1만2000개를 보급하고, 제조 AI 전문기업 500개를 육성한다. 이를 통해 매년 100개 이상의 제조 AI 솔루션을 발굴·확산시킬 계획이다.
수출 다변화 전략도 병행된다. 재외공관 협력을 통한 시장 정보 제공, 신흥국 협력사업 발굴, 개척시장 수요연계 등으로 맞춤형 해외 진출을 돕는다. 정부와 앵커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K-SoftPower’ 전략 품목을 올해 100개, 2030년까지 500개로 확대한다. 이밖에도 제3자 인수합병(M&A) 기반 기업승계 특별법 제정 추진, 중소기업 제품 의무구매 기관 50% 확대, 점프업 프로그램 연장(매년 100개사 선발) 등 제도적 지원도 예고됐다.
■ 소상공인 재기·상권 르네상스 2.0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위기관리 체계도 강화한다. 대출 보유 소상공인 약 300만명을 상시 모니터링해 위기징후를 조기 포착하고, 경영진단에 따라 채무조정·자금지원·폐업지원 등 단계를 구분해 지원한다. 폐업 이후에도 고용부의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연계해 재취업을 돕는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권 르네상스 2.0’도 추진한다. 글로컬 상권부터 소규모 골목상권까지 다양한 규모의 상권을 균형 있게 육성하고, 상권기획자가 주도하는 발전전략을 수립한다. 유동인구·매출 데이터를 활용해 과학적 상권관리를 도입하고,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관광·문화자원과 결합된 복합형 상권 모델을 확대한다.
소상공인 디지털화와 수출역량 강화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온라인 브랜드 육성사업(TOPS)을 통해 유망 소상공인을 선별·컨설팅하고, 해외 판로를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 “연결과 융합”…기업 간 협력 생태계 구축
중기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상공인이 연결된 융합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는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및 해외 동반진출을 지원하고, 유통 대기업에는 입점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유도하기 위한 온라인 플랫폼 평가제 및 중개수수료 완화 방안을 마련한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 간 연계도 강화된다. AI 스타트업이 중소 제조기업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지역 상권 혁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나아가 스타트업이 소상공인에게 AI 리터러시 교육과 경영비용 절감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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