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변기 ‘아메리카’가 소더비 경매에 나온다.
1일(현지시간) AP 통신, 뉴욕타임스 등 복수의 매체는 소더비가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조각품인 '아메리카'를 경매에 부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작품은 2019년 영국 블레넘 궁전에서 도난당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변기와 동일한 기능을 완벽하게 갖춘 변기로, 소더비는 이 작품을 "예술적 생산과 상품 가치의 충돌에 대한 예리한 논평"이라고 설명했다.
경매는 오는 18일 뉴욕에서 열리며, ‘아메리카’의 최초 입찰가는 약 1000만달러(약 142억8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입찰가는 이 변기를 만드는 데 사용된 금 101.2㎏의 가격과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카’를 제작한 카텔란은 가장 성공적인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며, 널리 알려진 많은 화제작의 작가이기도 하다.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코미디언’은 벽에 덕트 테이프로 바나나를 붙인 작품으로, 지난해 뉴욕 경매에서 620만달러(약 88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또, 무릎 꿇고 있는 아돌프 히틀러의 조각품 '그'(Him)는 201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720만달러(약 245억5000만원)에 팔렸다.
'아메리카'는 과도한 부를 풍자하는 작품으로, 카텔란은 "200달러(약 29만원)짜리 점심이든 2달러(약 2900원)짜리 핫도그든 무엇을 먹든 화장실에서 결과는 같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카’는 2016년 2가지 버전으로 제작됐으며,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은 2017년부터 익명의 수집가가 소유하고 있던 것이다.
다른 버전은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화장실에서 전시돼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관람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윈스턴 처칠의 출생지였던 영국 시골 저택 블레넘궁에 전시됐다가 며칠 만에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체포되어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으나 작품은 회수되지 않았고, 수사관들은 변기가 이미 해체돼 녹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소더비의 현대미술 책임자 데이비드 갤퍼린은 "카텔란은 예술계의 완벽한 도발자"라며 그의 전작인 ‘코미디언’과 비교해 '아메리카'는 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정반대이며 완벽한 대조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메리카’는 오는 8일부터 경매 전까지 소더비의 뉴욕 본사인 브루어 빌딩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욕실에 전시될 예정이며, 방문객들은 이 작품을 가까이서 직접 볼 수 있다. 그러나 구겐하임미술관과 블레넘궁에서처럼 예약 후 실제 사용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