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20세기 이후 최연소, 역대 최초 무슬림, 인도계 뉴욕 시장 신기록 세워
부유한 집안에서 엘리트 교육 받아, 대학시절부터 좌파 진영에 몸 담아
민주당에서도 우려하는 파격적인 주거 및 생활 안정 공약 제시
트럼프의 "공산주의자" 비난에 "나는 민주사회주의자"
부유한 집안에서 엘리트 교육 받아, 대학시절부터 좌파 진영에 몸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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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 뉴욕에서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신예 정치인 조란 맘다니가 111대 시장에 당선되면서 맘다니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91년 10월 18일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난 맘다니는 현재 34세로 역대 2번째로 젊은 뉴욕 시장이 되었다. 20세기 이후에 당선된 시장 중에서는 가장 어리다. 이전 기록은 136년 전(1889년)에 30세 나이로 당선된 휴 J. 그랜트였다. 맘다니는 동시에 뉴욕 시장 계보에서 최초의 이슬람 신자(무슬림), 최초의 인도계 이민자 출신 기록을 세웠다.
맘다니는 우간다 캄팔라에서 인도계 미국인 영화감독 미라 나이르와 우간다·아시아계 학자 마흐무드 맘다니 사이에서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부모 모두 하버드대 출신이다. 맘다니는 5세까지 캄팔라에서 살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주했으며 2년 뒤 부모를 따라 미국 뉴욕으로 향했다.
아버지가 컬럼비아 대학교 정치학 교수였던 맘다니는 여유로운 집안에서 자랐다. 그는 미국에서 브롱크스 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간 학비만 7만달러(약 1억원)에 달하는 명문대인 메인주 보든 칼리지에서 아프리카학을 전공했다. 재학 시절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회' 캠퍼스 지부를 공동 설립하면서 좌파 진영으로 기울었다. 맘다니는 이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자신이 특권적인 환경에서 자랐다고 회고했다. 동시에 부모에게서 불평등과 불의에 대한 예민한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졸업 이후 주택 상담사로 일했으며, 뉴욕 퀸즈에서 저소득층 유색인종 이민자 가정들이 퇴거 통지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맘다니는 2015년 뉴욕 시의회 선거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이어 2020년 퀸즈 36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뉴욕주 하원의원에 선출되었다. 맘다니는 이후 2022년, 2024년 연달아 당선에 성공했다.
맘다니는 지난 6월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에서 민주당 거물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를 43%대 36%로 이겨 이변을 일으켰다. 그는 치솟는 뉴욕의 주거비용을 비난하며 주거 불안정 및 생활비 부담 완화를 약속했다. 이어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 임대료 동결 및 공공주택 확대, 시립 저가 식료품점 설립, 생후 6주~6세 아동 무상 교육, 최저임금 인상 등 공약을 내걸었다. 맘다니는 동시에 필요한 돈을 부유층 및 기업 증세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 소득 100만달러를 초과하는 뉴욕시민에게 2%의 소득세를 추가 부과하고, 법인세를 11.5%로 인상해 약 50억달러 세수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맘다니가 "100% 공산주의자 미치광이"라고 비난했다. 맘다니는 같은 달 CNN 인터뷰에서 공산주의자냐는 질문에 자신이 "민주사회주의자"라며 "나는 이 점을 반복해서 말해왔다"고 강조했다. 맘다니는 민주당 중도 진영에서도 너무 급진적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이번 선거 직전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민주당 중진들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승기를 굳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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