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국판 국별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를 만들 계획을 내놨다. K푸드 수출에서 기존에 잘 팔리는 라면 등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신선 농산물도 확대하기 위해서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해 중국 및 싱가폴에 각각 단감 및 한우 수출 길을 연 만큼 앞으로 K푸드 교역로가 될 ‘검역 협상’도 강화할 계획이다.
5일 세종시 농식품부에서 송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선 농산물 수출 관련) 검역은 제가 (직원들에게) 공격적으로 하자고 했다”며 “미국이 매년 NTE 보고서를 만드는 것처럼 한국의 NTE 보고서를 만들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별 (신선 농산물) 공략할 리스트를 가지고 검역 협상을 속도감 있게 해서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
농식품부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신선 농산물 수출을 확대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5월 제주도가 세계동물보건기구(WHO)로부터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싱가포르에 제주산 한우, 돼지고기 수출길이 열렸다. 이로써 한우는 총 6개국 수출로 확대됐다. 돼지고기도 현재 홍콩에서 싱가포르 타결을 기점으로 베트남 등 동남아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산 단감의 중국 수출 검역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2008년 검역협상 개시 이후 17년만이다. 향후 국산 딸기와 복숭아의 중국 수출 검역요건 타결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신선 농산물 수출을 위해선 교역국의 검역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글로벌 공통적으로 식물 및 축산물 수입위험분석(IRA) 절차는 1단계(수출국 요청 접수)부터 8단계(수입허용기준 고시 및 발효)까지 진행된다. 현재 한우는 EU에서 3단계다. 딸기와 복숭아는 중국에서 1단계다. 올해 3월 한우는 싱가폴에서 4단계였지만 송 장관이 검역협상을 통해 5~8단계를 동시에 진행해 APEC 기간 내 수출 길을 열었다. 중국 감 역시 2023년 1월에 수출검역 요건에 동의했지만 최종 타결은 지연되다 최근 양해각서를 이끌어냈다.
송 장관은 수출을 위해 한국판 NTE 및 검역협상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검역협상 타결은 K푸드 수출 확대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검역협상을 통해 우리 농축산물이 해외 신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형 NTE가 언제 나오나’라는 질의에 “미국과 같은 식이 아니라도 국별로 수출할 수 있는 품목을 추리려고 한다”며 “(수출 및 검역 협상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NTE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3월 말 발표하고 의회에 제출한다. 미국 업계의 상품·서비스 교역에 장벽으로 작용하는 외국 정부의 무역, 기술장벽 및 통상 현안을 평가하고 향후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한 부분을 제시한다. 미국 USTR에는 한국의 농산물 무역장벽으로 △쇠고기 및 쇠고기 가공품(육포, 소시지) 규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규제 △원예 농산물 검역 등을 꼽았다. 마찬가지로 한국이 한국판 NTE 보고서를 만들 경우 수출에 걸림돌이 되는 각 나라별 규제 목록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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