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4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596억1300만달러(약 86조35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572억5700만달러) 대비 23억5600만달러(약 3조4100억원) 증가했다. 불과 2영업일 만에 3조원이 넘게 불어난 셈이다. 앞서 지난달 달러예금은 전월 대비 36억9800만달러 감소했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위험회피 심리까지 확산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예금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예금은 예금이자뿐만 아니라 저축한 달러를 원화로 바꿀 때, 가입 시점보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원·달러 환율이 저점일 때 가입이 늘고, 환율이 오르면 차익 실현 수요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화저축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선을 찍었다가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에도 장중 1450원선을 다시 돌파하며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규모 대미 현금 투자 부담에 원화 약세 압력이 가중되면서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세를 보인 만큼, 차익실현에 나선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일부 은행에서는 달러예금 잔액이 전달보다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차익 실현 수요가 커진다"며 "단기간에 또 달러 잔액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환차익 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달러보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달러보험 판매 금액은 지난 4일 기준 1조4713억원으로, 지난해 판매액(964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달러보험은 외화 예금보다 높은 이율을 제공하는 동시에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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