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26만장, 스타트업에도 엄청난 기회"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취임 100일을 맞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3개월을 '회복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남은 임기 동안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세부 정책방향으로는 ▲어게인 벤처붐 ▲중소기업 스케일업 ▲활기찬 소상공인 ▲연결과 융합의 기업 생태계 조성 등 4가지로 제시했다.
한 장관은 5일 서울 강남 팁스타운 S1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상했던 무게보다 훨씬 더 무겁고 복잡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에 있을 때는 이해관계가 분명했는데 중기부에서는 같은 소상공인이라도 상황들이 전부 다르다. 정책을 펴면 누군가는 받고, 누군가는 못 받는데 그 기준을 정하는 일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네이버 대표 출신인 한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지난 7월 23일 중기부 수장으로 임명됐다. 국내 최대 포털의 성장을 진두지휘했던 기업인 출신이라는 이력 덕분에 입성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간 한 장관은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상공인 등 분야별 총 31회 정책현장 투어를 갖고 직접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 관세 대응 지원, 기술탈취 근절, 소상공인 회복·재기 지원 등 총 6개의 대책을 내놨다.
한 장관은 "현장에 있는 분들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만나면서 어떻게 정책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 "전통시장 정책들은 정교하게 잘 짜여 있는 상황이다. 소공인 정책들을 구분해 만들려고 우선순위를 잡았다. 중소기업은 '스마트 제조'를 가장 먼저 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거기에 맞춰서 나머지 부분들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벤처붐 재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정부는 2030년 벤처투자 시장 규모를 40조원까지 확대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한 장관은 "연기금과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과 금융권 및 세제 관련 부분, 회수 시장 활성화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부 내용은 연내 발표 예정이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스케일업을 위해 내년 R&D 예산 2조2000억원을 돈이 되는 R&D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조1000억원을 팁스 방식 R&D로 추진, VC가 선 투자한 스타트업을 성장단계별로 나눠 매칭 지원한다.
제조 AI 기술 공급 전문기업을 500곳 육성하고 적극적인 제조 AI R&D로 제조 AI솔루션을 매년 100개 이상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소상공인 원스톱 재기지원과 대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소상공인이 연결된 융합 생태계 조성도 꾀한다.
한 장관은 "계속 이야기 하는 부분이 스타트업 뿐 아니라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에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우리가 첫 번째 창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 후속 조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제일 먼저 앞에 설 수 있도록 해보자고 말씀드렸다"며 보다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부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일을 보내며 가장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느낀 분야는 역시 폐업 100만 시대가 도래한 소상공인계와 관세로 애를 먹고 있는 수출 중소기업 지원이었다.
한 장관은 "예산 소진 속도를 보면 알 수 있다. 가장 빨랐던 것이 폐업 소상공인, 두 번째가 수출 기업 관세 지원이었다"면서 "굉장히 시급하고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 것이 와닿았다. 대책을 어떻게 더 잘 만들거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떠올렸다.
임명을 앞둔 2차관의 역할을 두고는 "1차관이 벤처와 중소기업, 전체적인 구조를 보고 있다면, 2차관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더 전문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일부 인사의 유력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에 따른 혜택이 대기업에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엔비디아는 최근 한국 정부 및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와 삼성, SK, 현대차가 5만장씩 확보하고, 네이버클라우드가 6만장을 사용한다.
한 장관은 "스타트업에도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기업들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국가대표 AI 관련 부분에도 스타트업들이 들어가 있으신 것처럼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스몰 사업자 없는 스마트 스토어는 될 수 없다. 협업 생태계를 만들지 못하는 대기업들은 시장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kw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