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에 육박하며 7개월 만에 최고치로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국내외 증시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면서 '강달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에 마감했다.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11일(1449.9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5.6원 오른 1443.5원으로 출발했다.
환율 상승은 이날 국내외 증시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매도세가 이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기술주 밸류에이션 논란 속 위험자산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국내증시와 위험통화인 원화 약세 부담이 커질 개연성이 높아졌다"며 "역외는 투기성 롱플레이, 역내는 수입 결제와 해외투자 등 달러 실수요 추격매수가 따라붙으며 환율 상승압력을 키울 것으로 진단된다"고 분석했다.
오는 12월 연준의 금리 인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험회피심리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12월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2%)를 초과하고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지난주 FOMC 이후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연준 인하 기대 약화시키며 강달러를 견인했다"며 "연준 위원들 간 금리경로에 대한 이견이 확인된 점도 불확실성 자극했다. 최근 환율 상승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1450원을 돌파할 경우 1500원대까지도 상승할 수 있어 외환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달러·원 환율이 1430원대까지 오르자 지난달 13일 '외환당국 메시지'를 통해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1450원이 뚫릴 경우 1500원도 가시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의 롱 심리 과열 조치도 좀 더 적극적으로 집행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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