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 라온 이어 상상인 인수
부실 PF 극복 구조조정 기대
저축은행업계가 실적 회복세를 보이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SBI저축은행부터 상상인저축은행까지 올해 총 3건의 M&A가 성사되며 업계 재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부실 PF 극복 구조조정 기대
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 KBI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BI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1주'를 인수한다. 거래금액은 1107억원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인수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KBI그룹은 KBI메탈, KBI코스모링크 등 전선·동 소재 사업과 KBI동국실업, KB오토텍 등 자동차부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기업이다. 앞선 7월에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한 바 있다.
KBI그룹은 과거 갑을그룹 시절 저축은행을 운영했었다. 20여년 만에 다시 금융업에 진출한 셈이다. 라온저축은행은 경북, 상상인저축은행은 인천·경기권으로 영업 지역이 달라 이들을 합병하기보다는 따로 영업할 가능성이 높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2023년 M&A 시장에 나온 지 2년여 만에 KBI그룹 품에 안기게 됐다. 상상인그룹은 금융당국의 매각 명령에 따라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해왔다. 우리금융과 OK금융이 인수를 추진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됐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위기를 겪은 저축은행은 구조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상상인저축은행(업계 10위)과 페퍼저축은행(7위) 등의 경영악화로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졌고,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 등을 통해 M&A 활성화에 나섰지만 매각은 좀처럼 성사되지 못했다.
최근 저축은행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회복하면서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국내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570억원으로, 전년동기 적자(-3958억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1조4000억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정리하며 연체율도 하락하고 있다. 상반기 저축은행 연체율은 7.53%로 지난해 말보다 0.99%p 낮아졌다.
올해 총 3건의 저축은행 M&A가 성사된 가운데 실적 회복이 가속화될 경우 내년에는 M&A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나아지고 있어 저축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더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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