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부자 몰리는 강남 3구
10·15대책 이후 거래 80% 급감
상급지는 호가 오르며 시장 왜곡
대출 막힌 실수요자 불안 커지고
현금 부자들만 유리한 시장 재편
10·15대책 이후 거래 80% 급감
상급지는 호가 오르며 시장 왜곡
대출 막힌 실수요자 불안 커지고
현금 부자들만 유리한 시장 재편
서울 아파트 매물이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후 한 달도 안 돼 1만건 넘게 증발했다. 거래도 80% 가까이 줄어드는 등 시장이 급랭했지만 강남3구 등 선호지역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며 수요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0월 16일부터 이날까지 20일간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554건으로, 직전 기간(9월 26일~10월 15일) 7494건보다 79.3% 줄었다. 대출 규제와 서울 전역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금리 부담이 맞물리며 매수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결과다.
매물도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대책 이후 급매물 중심의 거래가 빠르게 마무리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개업소 현장에서는 "거래는 끊겼지만 매도자들이 가격을 쉽게 낮추지 않는 분위기"라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강남3구를 비롯한 핵심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핵심 입지 단지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일부 수요가 몰린 탓이다.
지난 4일에는 잠실엘스 전용 59㎡가 직전 매매가 보다 3억원 넘에 오른 31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또 지난달 30일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58㎡가 33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고, 같은 달 28일에는 파크리오 전용 84㎡가 31억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서초구에서는 지난달 30일 한신서래 전용 115㎡가 38억원, 강남구 는 은마아파트 전용 76㎡가 36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현금 부자를 중심으로 한 상급지 호가가 연쇄적으로 상승하면서 시장 전체가 오르는 듯한 착시를 불러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강남은 오른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며 "학군과 전세 수요가 뒷받침되는 한 수요층은 꾸준하고, 대출 여력이 없는 실수요자보다 현금 부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 부자들은 대출 규제와 상관없이 일부 고가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사례들이 시장 전체가 오르는 듯한 착시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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