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금융 엘리트들이 민주 사회주의자로 알려진 조란 맘다니의 뉴욕 시장 당선에 신중한 지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부자 증세 등을 내건 맘다니가 시장에 당선되는 것을 꺼렸던 월스트리트는 그가 선거 막판에 화해의 손을 내밀자 이에 화답하고 나섰다.
게다가 유권자들이 압도적인 표차로 맘다니를 시장으로 뽑은 터라 달리 방법도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맘다니 당선 뒤 월스트리트 금융 엘리트들이 신중한 지지의사를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34세의 퀸스 지역의원 출신인 맘다니가 연소득 100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추가 세금을 물리겠다고 하면서 이들은 그동안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맘다니는 선거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그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지자 수주일 동안 재계의 우려를 낮추는 데 집중했다.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이어 만나 수위를 낮췄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명예회장이자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민주당원인 랠프 숄스테인은 민주당의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와 맘다니 후보 간 격전이 끝난 뒤 이제는 뉴요커들이 하나로 뭉칠 때라고 말했다.
숄스테인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시장 선거는 유권자들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맘다니가 “희망과 기회를 줬다…모두가 함께 가능한 한 그가 성공하도록 도울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장 선거에는 뉴요커 200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1969년 이후 최고 투표참가율을 보였다.
그렇지만 많은 월스트리트 금융 전문가들은 여전히 맘다니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그의 최대 관심은 맘다니 치하에서 뉴욕시 범죄가 증가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자본주의 도시에서 사회주의자가 시장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공동 창업자 등은 맘다니와 경쟁한 쿠오모에게 수백만달러 정치자금을 기부했지만 지금은 협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맘다니에 가장 비판적이었던 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창업자 겸 CEO 애크먼은 선거가 끝난 4일 밤 맘다니의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이제 당신은 큰 책임을 지고 있다”면서 “내가 뉴욕시를 위해 도울 일이 있으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만 알려달라”고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FT에 따르면 뉴욕시장 선거에서 맘다니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월스트리트의 맘다니 반대론자들은 최근 수주일 점차 실용적인 노선으로 갈아탔다. 새 시장을 지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블룸버그의 시장 재임 시절 그와 함께 일한 월스트리트 베테랑 금융 전문가 로버트 스틸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맘다니가 뉴욕시의 수십개 기관장에 누구를 앉히느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시를 경영하는 이들은 30~50명에 이른다면서 맘다니의 인선이 뉴욕시의 갈 길을 예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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