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안영준 기자 = '잘되는 집' 전북 현대는 지도자와 제자, 선배와 후배가 모두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전북은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팬 익스피리언스 이벤트 홀에서 2025 K리그1 '우승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거스 포옛 감독을 포함해 주장 박진섭과 베테랑 최철순 등 우승 주역들이 참석해 소감을 전했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수원FC와의 33라운드에서 승리, K리그1 5경기를 남겨 놓고 우승을 조기 확정했다.
이날 우승 미디어데이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그는 "지난 시즌 막바지 경기 영상을 보면 그라운드 위 선수들이 참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선수들은 멘털적으로 잘 극복하면서 나를 잘 따라와 줬다. 선수들 덕분에 일군 우승"이라면서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가장 먼저 선수들이 생각났다"고 했다.
이어 함께 자리한 주장 박진섭에게는 "박진섭을 센터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바꾸면서 팀 시스템이 정비됐다. 덕분에 수비가 안정됐고 무패 행진을 할 수 있었다"면서 "박진섭은 전 세계 어느 팀에서도 찾기 힘든 리더"라며 극찬했다.
박진섭은 반대로 자신과 팀의 성과가 모두 포옛 감독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전북에 온 뒤로 주로 센터백만 맡았다. 내심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열망이 있었는데, 포옛 감독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겨주시고 포지셔닝에 대해 잘 가르쳐주신 덕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공과 사가 확실하다. 평소 생활은 편하게 대해주시다가 운동장에서는 스위치가 바뀌고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래서 팀이 흐트러질 때마다 분이기 장악이 뛰어났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새 사령탑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팀 내 후배들과 베테랑들 간 사이도 돈독했다. 이승우는 "올해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건 선배들의 진심 어린 도움과 지원 덕분"이라며 선배들을 콕 짚어 감사 인사를 했다.
그러면서 "조기 우승 후 젊은 선수들이 회식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형들이 엄청난 지원금을 주셨다. 형들의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게 됐다"며 넉살 좋게 덧붙였다.
이후 홍정호와 최철순의 인터뷰 시간에는, 앞서 인터뷰를 마친 후배들이 나타나 홍정호를 "회장님"이라 부르며 깍듯하게 대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홍정호는 "동생들이 참 귀엽다"며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우리가 위기를 이겨내고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개인상 타이틀을 향한 협력도 엿보였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15골을 기록, 17골의 싸박(수원FC)과 경쟁하며 생애 첫 득점왕을 노리는 전진우는 "승우 형은 '넌 수비도 하지 말고 골에만 집중하라'고 든든하게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승우는 앞서 전진우가 15호골을 넣었을 때 '왕관 세리머니'로 전진우를 공개적으로 밀어주기도 했다.
송범근 역시 "특히 싸박에게는 절대 실점하지 않기 위해 집중했었다"고 고백했다. 전진우는 골키퍼상'을 노리는 송범근에게 "송범근이 그 상을 받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지원 사격을 했다.
박진섭은 "지난 시즌과 가장 다른 점은 위기가 왔을 때 선수들끼리 늘 소통하고 교류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는 것"이라면서 "주전으로 뛴 선수들뿐 아니라 뒤에서 기다리던 선수들도 제 몫을 다한 게 우승으로 이어졌다"이라며 함께 만든 우승임을 거듭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