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 "생활비 위기 해결이 첫 과제"
맘다니 당선인은 이날 퀸즈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 파크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선거운동의 시(詩)는 끝났지만 통치의 산문은 이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비 위기가 뉴욕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뉴욕에서 밀려난 주민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내세운 부유층 증세, 임대료 동결, 보육비 지원 확대 등 강도 높은 경제개혁 공약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날 인수위원회 구성도 발표했다. 인수위 주요 간부에는 빌 드블라지오 전 시장 행정부 출신 엘래나 레오폴드, 바이든 행정부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을 지낸 리나 칸, 에릭 애덤스 현 시장 행정부에서 제1부시장을 지낸 마리아 토레스-스프링거 등이 포함됐다.
이날 발표된 인수위 간부 5명은 모두 여성으로, 전문 행정가와 진보 의제 전문가를 아우른 구성이라는 점에서 뉴욕타임스(NYT)는 "행정 경험과 정책 추진력을 겸비한 조합"이라고 평가했다.
선거 과정에서 이스라엘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그는 유대계 유권자들과의 관계 회복에도 나섰다. 그는 "유대계 뉴요커를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리고 존중하겠다"며 종교·인종 간 갈등 완화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뉴욕에 공산주의자 앉혔다" 맹공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메리카비즈니스포럼에서 맘다니를 다시 공격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 나라 최대 도시의 시장 자리에 공산주의자를 앉혔다"며 "내가 수년간 경고했듯, 우리의 적들은 미국을 공산주의 쿠바나 사회주의 베네수엘라처럼 만들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뉴욕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어쩌면 약간 도와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거 전에도 맘다니가 당선될 경우 뉴욕시의 연방정부 자금 지원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월가, 신중한 관망세
월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맘다니가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에 추가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그동안 월가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 막바지에 맘다니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자, 그는 재계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수주일간 주요 CEO들과 연이어 만나 수위를 조정했다.
투자은행 에버코어 명예회장이자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민주당 인사인 랠프 숄스타인은 "모두가 힘을 합쳐 그가 성공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맘다니에 가장 비판적이었던 퍼싱스퀘어의 창업자이자 CEO인 빌 애크먼도 선거가 끝난 4일 밤,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
애크먼은 소셜미디어에 "이제 당신은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뉴욕시를 위해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알려달라"고 적었다.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 시절 행정부에서 일한 월가 베테랑 금융전문가 로버트 스틸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맘다니가 뉴욕시 수십 개 기관의 수장을 누구로 임명하느냐"라고 강조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