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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니까 청춘이다?” 낮은 실업률 이유...구직단념 20대 때문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6 12:00

수정 2025.11.06 12:00

KDI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캡처
KDI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캡처

[파이낸셜뉴스]최근 2%대 낮은 실업률 원인에는 구직을 포기한 청년이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실업률 계산 방식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수인데, ‘쉬었음’ 20대는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20대는 향후 구직 의향이 있어 잠재적 실업자로 볼 수 있지만 정작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에 따라 인력매칭 기술이 발달한 점도 실업률을 낮춘 이유로 꼽힌다.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최근 저조한 성장세에도 실업률이 낮은 이유를 △구직 포기를 뜻하는 20대 ‘쉬었음’ 증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일자리 매칭효율성 증가로 분석했다. 실제 코로나19 위기 이전 3%대 중후반에서 안정적 흐름을 보였던 실업률은 2021년 들어 빠르게 하락한 후 2%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이후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노동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실업자는 지난 4주 안에 구직 활동을 한 경제활동 인구를 뜻한다. 반면 쉬었음 등 구직 포기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학업, 가사·육아, 건강 문제 등이 있고 구체적 사유가 없는 경우 ‘쉬었음’으로 분류한다. 따라서 쉬었음이 증가하면 실업자는 줄고 비경제활동 인구는 증가해 경기가 좋지 않아도 실업률이 통계상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 인구 중 실업자의 비율이기 때문이다.

최근 쉬었음 인구는 늘고 있다. 2005년 당시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의 3.2%(123만명) 수준이었던 ‘쉬었음’ 인구는 올해 5.6%(254만명)로 확대됐다.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은 2005년 생산가능인구 대비 3.6% 수준이었지만 올해 7.2%로 증가했다. 2005년부터 올해까지 20대 생산가능 인구가 1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20대 쉬었음 인구는 64% 늘어서다. 이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참여 의지가 약화됐음을 시사한다.

KDI는 2015년 수준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 △매칭효율성이 유지될 경우 현재 실업률 2.7% 보다 1.1%p 높은 3.8%가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이 2015년(4.4%)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실업률 2.7%에서 0.7%p 증가한 3.4%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매칭효율성이 2015년에 머물렀을 경우에는 실업률은 0.4%p 증가한 3.1%로 계산했다. 쉬었음 인구 및 매칭효율성 상승세가 둔화됐을 때 실업률을 누르던 요인이 완화는 점을 가정한 것이다.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현상에는 매칭효율성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근로연령층의 구직 의향 감소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 요인이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실업률에 대한 지속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고요. 코로나19 위기에서 노동시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노동 수요도 증가하면서 실업률이 급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낮은 실업률이 반드시 고용 여건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음을 뜻한다”며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서 기인한다는 것은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을 확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한편,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교육체계를 점진적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