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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승용차 쌍끌이에 훨훨 날았다...“1~9월 누적 경상수지 역대 최대”(종합)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6 14:05

수정 2025.11.06 14:05

29개월 연속 흑자...2000년대 역대 2번째로 길어
반도체·승용차 수출 호조에도 역대 2위 월간 흑자
1~9월 누적 경상수지 827.7억달러...사상 최대치
한은 "조업 일수 감소에 10월 흑자폭 하향 전망"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지난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135억달러에 육박하며 2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든 가운데 자동차 등 비(非)정보기술(IT)품목의 수출까지 늘어난 결과다. 이에 올해 누적 경상수지 흑자폭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연간 기준으로 당초 전망치인 1100억달러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월 경상수지 142.4억달러 흑자...‘역대 2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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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흐름이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흑자폭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4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94억달러)보다 흑자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지난 2017년 9월(145억2000만달러) 이후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수출은 67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9.6% 감소하며 2개월 만에 증가했다. 반도체 등 IT품목의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9월 추석연휴로 인한 기저효과로 승용차 등 비IT품목도 늘어났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IT 품목(13.9%)에서 반도체는 22.1%, 무선통신기기는 5.3% 증가했다. 컴퓨터주변기기는 13.5% 감소했다. 비IT품목(11.8%)의 경우 승용차가 14.0%, 화공품이 10.4%, 기계류 및 정밀기기는 10.3%, 철강제품은 2.5%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1.4%)을 제외한 동남아(21.9%), 유럽(19.3%), 일본(3.2%), 중국(0.4%)이 모두 증가했다.

수입은 530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4.5% 증가했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회복 및 영업일수 증가의 영향으로 자본재(12.2%), 소비재(22.1%)의 증가폭이 커지고 원자재(0.4%)도 증가로 전환하면서 3개월 만에 증가했다.

■올해 1100억달러 목표 달성 가능성 확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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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경상수지 호조에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기존에 한은이 전망했던 1100억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827억7000만달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672억3000만달러)보다 약 23% 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신승철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어 수출이 호황이었고, 자동차도 미국 외 유럽 등 기타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선방했다"며 "그간 불확실했던 한미 관세 협상과 미중 관세 협상의 우려가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 완화된 부분이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10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9월보다는 줄었다가 11~12월에 다시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신 국장은 "통관 기준 무역수지를 보면 9월 95억3000만달러에서 10월 60억6000만달러로 흑자 규모가 다소 줄었다"며 "이 영향으로 10월 경상수지는 9월에 비해 흑자 규모가 좀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시적인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이기 때문에 반도체 수출 호조, 유가 안정, 본원소득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는 것 등을 감안하면 11~12월 다시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패키지도 향후 국내 경상수지에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신 국장은 “대미 투자가 늘어나면 관련 원부자재 수출 등이 늘어날 수 있어 경상수지엔 약간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국내 제조업 공동화, 국내투자 여력 위축 등에 대해 우려가 큰 만큼 정부와 기업이 협의해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