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항암 패러다임 'ADC'로···K바이오, 글로벌 무대 정조준

최혜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1.06 15:47

수정 2025.11.06 15:50

암세포 잡는 '유도 미사일' ADC
'엔허투' 개발 성공 이후 연구 활발
리가켐바이오, 엔허투 내성 극복 가능성 입증
셀트리온, 다양한 암종서 항암 효능 유지
삼성에피스, 中 프론트라인과 공동연구
롯데바이오, SK팜테코와 개발 맞손
"혁신 항암제 시장서 K바이오 입지 다질 것"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전환되며 국내 바이오업계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DC 개발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전환되며 국내 바이오업계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ADC 개발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항암 치료 패러다임이 항체·약물접합체(ADC)로 전환되고 있다. ADC는 링커로 항체와 독성 약물을 결합해 특정 암세포만 죽이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이에 국내 바이오업계도 기존 치료제 내성 극복 방안을 연구,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등 A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월드 ADC'에서 ADC 후보물질 'CT-P70'과 'CT-P71'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CT-P70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인 3세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내성 모델에서 세포 생존율 감소 및 종양 성장 억제 효과를 보였다.

비소세포폐암 외에 대장암과 위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도 항암 효능을 유지했다. CT-P71은 요로상피암과 유방암, 전립선암 모델에서 이미 승인된 ADC 치료제 '파드셉'과 동등한 수준의 항암 효과를 보였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달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IKS014'의 글로벌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경쟁 고위험 인간 상피 세포성장인자 수용체2(HER2) ADC 대비 우수한 약효와 내약성을 보였다.

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새롭게 협력에 나서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중국 바이오텍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ADC 후보 물질 개발 및 제조, 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에 따라 프론트라인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2종의 공동 개발권을 확보했다. 또 ADC 암세포 사멸 약물 1건을 다른 개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독점적 라이선스도 얻었다.

공동 개발이 확정된 파이프라인 'TJ108'은 토포이소머라제-1 억제제 및 튜불린 억제제 기반의 치료제다. 다양한 암에서 과발현되는 EGFR과 HER3를 모두 표적으로 하는 기전을 보유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팜테코도 ADC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 업무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원료의약품 제조부터 접합까지 ADC 주 공정 특화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팜테코는 링커와 페이로드 등 화학적 합성 공정을 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ADC는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집중 개발 중인 첨단 치료 접근법"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K바이오가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환자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수 있도록 ADC 개발에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